청와대는 1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에서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고 해양 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이 검토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해협 호위연합체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 대신 독자적으로 한국 선박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부 소식통은 “정부는 아직 호르무즈해협 호위연합체 참가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며 “다만 청해부대가 독자적으로 우리 국민과 선박을 지킨다는 원칙으로 호르무즈해협에서 활동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은 호위연합체에 참가하지 않는 대신 일본 방위성 설치법을 근거로 한 조사·연구 목적으로 호위함 1척을 중동에 파견하는 계획을 세운 일본 정부의 결정과 비슷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6월부터 호르무즈해협 호위연합체에 참가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미국 주도의 대(對)이란 압박 작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한국 선박이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과의 관계 악화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와 관련해 호르무즈해협 호위연합체 참가 방안이 검토됐을 가능성도 있다. 호르무즈해협 작전 등에 기여함으로써 증액분을 낮출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NSC 상임위원들은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4차 회의 결과를 보고받았으며 향후 대책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관세청장에 노석환(55) 현 차장을, 병무청장에 모종화(62)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부회장을, 산림청장에 박종호(58) 현 차장을 임명했다.
임성수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