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믿고 교회에 나가게 됐다고 모든 문제가 풀린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나의 방송 활동은 잘 나가던 때보다 더 어려워졌다. 방송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까지 치달았다. 나는 하나님께 투정을 부리며 떼를 썼다.
‘하나님, 그리스도인도 방송인으로 잘 나가야 하나님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저는 아직 감도 죽지 않았고 쌩쌩합니다. 같이 활동했던 동료들처럼 저도 더 많은 일을 하게 해 주세요.’
그때 하나님이 이런 마음을 주셨다.
‘방송 잘하는 사람은 정말 많아. 근데 나를 진심으로 알고 전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네가 나에 관해 연구하고 그것을 전하는 일 좀 하면 안 되겠니?’
내가 물었다.
‘제가 어떻게 그걸 해요? 저는 하나님을 믿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고요!’
‘성경 바람잡이!’
‘네? 뭔 바람잡이요?’
‘성경 바람잡이! 너는 어렸을 때부터 시장에서 다른 사람보다 쑥갓도 잘 팔고, 피에로처럼 웃기고 뭐든지 바람을 잘 잡잖아! 나의 말, 성경을 읽지 않고 자기가 상상한 예수를 믿는 자들에게 성경을 읽어야 한다고 바람 좀 잡아줘라!’
이 것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음일까?
‘네 알겠습니다. 성경의 바람잡이가 되겠습니다.’
2017년부터 교회에서 간증을 해달라는 요청이 왔다. 작은 개척교회부터 대형교회,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까지 다니며 간증했다. 처음 간증을 할 때는 두서없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정도로 형편없었다. 하지만 하나님이 지혜를 허락하셔서 듣는 이나 전하는 이에게 기쁨과 감동을 주셨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났을까. 또 문제가 생겼다. 매번 똑같은 간증 이야기를 습관처럼 반복해서 말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나는 다시 하나님께 매달렸다.
‘하나님 똑같은 말을 하는 게 너무 힘들어요. 이 일을 어떻게 계속할 수 있죠? 여기서 그만하면 안 될까요?’
그때 하나님은 이런 마음을 주셨다.
‘너는 같은 말을 반복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너를 보러 온 사람들은 너의 이야기를 처음 듣는 거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한 영혼을 너의 간증으로 구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 줄 아니? 매 순간 성령의 힘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을 살린다는 마음으로 전해라.’
나는 또 다시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어떤 것으로든 하나님을 설득할 수 없었다.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내 생각은 너무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 뒤로 신기하게도 간증할 때마다 성령님이 함께 하시는 것을 느꼈다. 같은 내용도 매번 처음 말하듯이 이야기하는 새 힘을 주셨다.
하나님을 부정했던 내가 간증을 하며 “성경을 열심히 읽자”는 메시지를 전하자 가는 곳마다 놀라운 일들이 일어났다. 간증했던 많은 교회에서 전 교인이 성경 읽기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교회에서 상처를 받아 교회를 다니지 않았던 한 자매는 내 간증을 듣고 “다시 하나님을 믿겠다”며 내 손을 꼭 잡고 눈물을 흘렸다. 미국의 한인교회에서 만난 83세 할머니는 “이 나이 되도록 성경을 한 번도 제대로 읽지 못했어. 내가 죽기 전까지 조혜련씨보다 더 성경을 많이 읽다 죽으려오. 이런 마음 갖게 해줘서 고마워요”라고 말씀해주셨다. 이런 고백을 들을 때면 부족한 나를 사용하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하나님은 어느 한 곳도 나를 헛걸음하게 하신 곳이 없었다.
무엇보다 가장 행복하고 뿌듯할 때는 간증을 하고 강대상에서 내려올 때 마음 속에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올 때다. ‘고생했다. 내 딸!’ 주님이 주시는 그 마음이 너무 좋아서 요즘도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세계 방방곡곡을 다니며 예수님을 전하고 있다.
정리=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