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면서 부쩍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주기적으로 소변이 마려운 것이 자연스럽지만, 그 빈도가 너무 잦거나 기분 나쁜 통증이 동반된다면 일상생활에 불편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심각한 질병일 가능성이 높다.
흔히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이 방광 크기와 연관이 있다고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오줌소태 증상은 ‘방광 크기’는 큰 관련이 없다. 방광은 주먹만 한 크기에서 축구공 크기만큼 늘어날 정도로 탄력 있는 기관이다. 오줌이 자주 마렵거나 찔끔찔끔 흘러나오는 것은 방광의 크기 때문이 아닌 기능 문제라는 것이다.
윤하나(사진)이대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방광의 용적은 누구나 비슷하다. 정상적으로 500~600㏄까지 늘어나고, 그 이상이어도 근육이 받쳐준다면 참을 수 있다. 방광 크기가 크고 작고의 문제가 아니라 정상범위를 벗어났을 때 문제가 생긴다”라고 설명한다.
본인 의지와 관계없이 소변이 흘러나온다면 ‘요실금’에 해당된다. 기침, 재채기, 뜀뛰기, 빨리 걷기 등을 할 때 찔끔 흘러나온다면 ‘복압성 요실금’, 갑작스럽게 찾아온 요의를 참지 못한다면 ‘절박성 요실금’이다. 대개 임신과 분만, 노화 과정을 거치면서 방광과 요도를 지지해주는 근육이 손상되거나 약화돼 발생한다. 너무 자주 마렵다면 ‘과민성 방광’이다. 건강한 상태에서는 낮 시간 동안에는 하루에 4~6번, 3시간에 1번꼴로 회당에 200~300㏄ 정도 소변을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이상으로 요의를 자주 느끼거나 소변을 봐도 개운하지 않다면 과민성 방광을 의심해야 한다.
윤 교수는 “날씨가 추워지면 오줌소태로 병원에 오는 환자가 늘어난다. 과민성 방광은 여성에서 많이 나타난다. 우리나라 여성의 14%가 과민성 방광 증상을 앓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라며 “하루에 8번 이상 소변이 마렵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가장 주의 깊게 살펴야 하는 증상은 ‘통증’이다. 소변검사에서 별다른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데도 소변을 볼 때마다 찌르르한 통증이 6주 이상 지속된다면 ‘간질성 방광염’을 의심해야 한다. 간질성 방광염의 원인은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았지만, 최근 생활환경 변화, 평균 수명 증가 등으로 최근 꾸준히 늘고 있는 실정이다. 윤 교수는 “위산 때문에 위벽이 허는 질환이 위염이듯 소변으로 인해 방광이 헐어서 생기는 질환이 간질성 방광염이다. 방광이 헐면서 흉터가 생기고 최종적으로 방광이 딱딱하게 굳어질 수 있어 특히 위험하다”라고 설명했다.
오줌소태가 있거나 소변이 찔끔 찔끔 흘러나오는 방광질환 환자들이 급격한 운동을 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윤 교수가 제안하는 운동 처방전은 ‘필라테스’다. 그는 “필라테스는 몸의 중심을 잡는데 도움이 되는 운동이다. 특히 환자들에게 추천하는 것은 골반 스트레칭이다. 골반이 비뚤면 방광으로 지나는 신경이 눌려 방광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골반 문제가 방광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스트레칭을 자주해주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전미옥 쿠키뉴스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