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세상의 가수를 꿈꾸었던 교사… 찬양 통해 하나님을 노래하다

입력 2019-12-16 00:10

나는 노래 부르기를 무척 좋아해 가수를 꿈꾸며 자랐다. 무대의 환상에 젖은 내게 어머니는 ‘가수는 무슨 가수! 여자는 교사가 최고지!’ 하며 언니처럼 춘천교대에 가라고 했다. 그러나 서울만 가면 내 재능이 발휘돼 가수의 길이 열릴 것이란 생각에 서울의 여러 대학에 지원했다. 하지만 수능 시험을 망쳐 모두 떨어지고 닭장 같은 학원의 처량한 신세가 됐다. 12시에 자고 새벽 5시에 일어나 길을 걸으며 얼굴에 로션을 바르고 지하철에서 김밥을 먹으며 쉬는 시간까지 공부에 몰두했다. 시골에선 줄곧 1~2등만 했지만 서울에 오니 성적은 중간 정도였다.

‘또 실수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 속에 다시 수능을 봤다. 가고 싶던 대학에 또 실패하고 어머니 바람대로 춘천교대에 합격했다. 입학 후 바로 교내 록 동아리에 들어가 보컬로 이루지 못한 가수의 꿈을 조금이나마 위로받았다.

정기 공연을 마친 어느 날 밤 마음에 구멍이 뻥 뚫린 것 같은 허무함이 엄습해 왔다. 게다가 자췻집이 경매로 넘어가 전세금 2000만원을 날리고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을 때 친구가 한마음교회 기숙사를 소개해 줬다. 기숙사에 들어가니 처음엔 적응이 안 됐지만 조금씩 예배가 좋아졌다. 교회에서는 ‘부활하신 예수님이 바로 하나님이시다. 예수님을 믿지 않은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마음에 주인으로 믿어라’는 말씀이 선포됐다. ‘부활? 나도 알지. 그런데 예수님을 믿지 않은 죄를 회개하라고? 난 이미 예수님을 믿고 있으니까 패스!’ 하며 그냥 넘어갔다. 그런데 자꾸 듣다 보니 ‘내가 진짜 예수님을 믿고 있나?’ 하며 내 믿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러다 수련회 때 죽음 앞에 도망갔던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후에 목숨 걸고 부활을 전한 것을 봤다.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베드로, 칼에 목 베인 야고보, 창에 찔려 죽은 도마, 돌에 맞아 죽은 빌립, 예수 믿는 자들을 핍박하던 바울, 형을 미쳤다 했던 동생 야고보도 부활을 전하다 순교한 것을 봤다. ‘아! 진짜 봤구나! 예수님께서 진짜 부활하셨구나! 예수님이 진짜 하나님이시구나!’ 모든 의심이 단숨에 사라졌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독생자를 내어 주신 그 사랑 앞에 하염없이 눈물만 나왔다. 그런 예수님을 믿지 않은 엄청난 죄! 나는 그대로 엎드려 회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예수님을 마음에 주인으로 모셨다.

하나님의 자녀! 왕 같은 제사장! 그분 안에서 하늘나라의 사신이 된 기쁨을 억누를 수 없었다. 자연히 내 모든 가치관이 변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교사로 나를 부르신 이유가 정확해졌다. 다음 해 임용고시에 합격해 앞에도, 옆에도, 뒤에도 산밖에 보이지 않는 첩첩산중인 정선으로 발령을 받았다. 낯선 곳에 홀로 외로웠지만 하나님만 바라보며 6학년 제자 4명을 데리고 3평 남짓한 작은 관사에서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식사도 같이하고 예배 후 캄캄한 산길을 함께 찬양을 부르며 차를 태워 주곤 했다. 그들이 교회 수련회에 참가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간증을 할 때는 감사의 눈물만 나왔다.

이제 교사 10년 차에 접어들었다. 나는 이제 세상의 순간적인 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원대한 하나님의 꿈, 영혼 구원의 꿈을 품고 주님과 함께 달려가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하나님의 사랑으로 섬기는 삶을 계속하고 있다.

지금 우리 교회에서는 찬양을 통해 세계 복음화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벌써 3집 앨범이 녹음 중인데 나는 보컬로 함께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가수를 꿈꾸던 나에게 하나님께서 주신 찬양의 은사를 주를 위해 사용하게 하셨다. 찬양을 통해 이 세상의 젊은이가 다시 주님께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그리고 이 일에 나를 써 주심에 감사드린다.

고혜령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