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황사로 인해 국민건강이 위협을 받고 있는 가운데 호흡기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물이 주목 받고 있다. 유럽·북아프리카에 주로 분포하는 ‘아이비’(Ivy)의 잎을 건조한 ‘아이비엽(Ivy leaf)’은 호흡기 관련 의약품 원료로 예전부터 가래를 묽게 배출시키는 거담제로 사용됐다. 또 ‘황련’(黃連)의 노란빛 뿌리줄기를 말린 약재는 항산화·항균·항염 효능뿐 아니라 기관지에 작용해 가래를 녹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 천연물을 조합했을 때 진해·거담·항염·기관지수축억제 등에서 효과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국약품과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황광우 교수팀이 쥐를 모델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염증유발자인 리포다당류(lipopolysaccharide, LPS)를 투여한 군이 정상군에 비해 대식세포수가 증가했으며, 미세먼지 및 황사 노출군에서는 그 수가 더욱 크게 증가했다. 반면 아이비엽 및 황련 복합추출물을 투여한 군에서는 기존 미세먼지 및 황사 노출군보다 폐포 대식세포 수가 감소했다. 또 아이비엽 및 황련 복합추출물이 미세먼지 및 황사로 인한 폐의 전염증 사이토카인을 감소시키고 NF-ĸB의 신호 전달을 억제시키는 경향도 확인했다. 전염증 사이토카인은 염증반응에서 증가되는 염증매개체이며, NF-ĸB는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신호전달경로이다. 연구진은 “아이비엽 및 황련의 복합 추출물이 미세먼지·황사로 인한 폐염증 반응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며 “폐 기도 병리학적 변화 개선 효과 또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연구를 통해 황사나 미세먼지 흡입으로 손상되기 쉬운 폐를 보호함으로서 국민건강의 질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이비엽 및 황련 복합 추출물의 효과는 천연물 진해거담제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이후 연구 개발진은 비임상시험과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고, 2011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전문의약품’ 허가를 받았다. 같은 해 10월 국내 제약사가 출시한 아이비엽 및 황련 복합추출물의 약품은 기침, 가래 증상을 해소하기 위한 진해거담제로 현재 널리 처방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진해거담제 시럽의 처방액(UBIST 기준)은 약 1156억원에 이르며, 이 가운데 아이비엽 및 황련 복합추출물의 약품 규모는 28%(319억)로 가장 높았다.
조민규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