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연간 이용객 800만명 돌파… 오송역, 철도산업 중심지 도약

입력 2019-12-12 20:18
해마다 급증하는 KTX오송역 이용객수가 올해는 8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사진은 오송역 전경. 충북도 제공

국내 유일의 고속철도(KTX) 분기역인 충북 청주시 오송역 일대가 철도산업 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다. 철도산업 발전을 견인할 핵심시설이 이곳 인근으로 속속 모이고 있어서다. 3000억원 규모의 철도교통관제센터가 서울에서 오송으로 옮겨간다. 모든 열차의 운행과 안전을 총괄하게 되며 관제사만 500명이 넘는 등 상주인원만 700명 이상이다. 지난 3월에는 터널과 교량으로 구성된 철도종합시험선로가 준공됐고, 지난해 4월 다양한 기후조건에서 철도차량을 시험하는 철도완성차 시험연구원도 문을 열었다.

2010년 문을 연 KTX 오송역은 2015년 4월 호남고속철도, 다음 해 9월 수서고속철도(SRT) 개통으로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이용객은 8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접근성 향상 등 정주여건이 개선되고 중앙행정기관들의 세종시 이전으로 인구도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모든 열차의 운행과 안전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인 철도교통관제센터는 철도 전 노선을 한 곳에서 실시간으로 통제하고 제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 분산된 철도망을 하나로 통합 제어하는 철도교통의 핵심적인 기능을 하게 한다. 국비 3000억원이 투입돼 3만2000㎡ 부지에 2만㎡ 규모로 신축된다. 2021년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준공, 시운전 등을 거쳐 2026년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센터는 열차운행관제실, 전력공급장치, 초고속 광통신망 등으로 구성된다. 상주하는 관제사만 500명이 넘을 전망이다. 현재 서울 구로관제센터가 있지만 설비가 낡았고 KTX, SRT,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 고속철의 양적 확대에 따라 비상시에도 중단 없는 관제서비스를 제공할 시설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센터 건립이 추진됐다. 정부는 6개 후보지를 놓고 고민하다 국토의 중심에 위치한 오송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는 “국가철도산업의 핵심시설인 관제센터 유치는 정부가 오송을 국가 철도 인프라 구축의 최적지임을 공식 인정한 것”이라며 “충북이 오송을 철도클러스터로 육성하기 위해 적극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 부지사는 “오송은 대한민국 철도의 중심으로 우뚝 설 것”이라며 “안전체험교육시설인 철도안전허브센터와 철도종합시험선로 2단계 등 추진을 통해 철도클러스터를 보다 집적화해 나갈 계획”이라고도 했다.

지난 3월 오송역 인근에 준공된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철도종합시험선로는 이미 본격 운영에 돌입했다. 국내 최초의 시험 및 연구개발을 위한 전용시험선이다. 체계적인 성능 검증을 통한 궤도, 신호 등 철도핵심 분야의 국제적인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터널 6곳(5760m), 교량 6곳(1535m) 등으로 구성된 시험선로는 2399억원이 투입돼 오송역~세종시 전동역을 연결하는 구간(12.9㎞)에 설치됐다. 시험선로는 고속, 일반철도는 물론 도시철도도 시험할 수 있다. 철도의 규격은 같지만 전력장치가 다른 점을 보완해 열차 종류별로 호환해 운영하도록 시설을 갖췄다.

시험선로에는 급곡선, 급경사, 교량, 터널 등을 설치해 국내·외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종류의 성능시험이 모두 가능하다. 1개 교량은 새로운 교량형식·공법에 대한 시험이 가능하도록 교량의 교각·상부가 자유롭게 변경될 수 있는 구조다. 또한 세계 최초로 고속·일반철도 차량용 교류전력(AC)과 도시철도 전동차용 직류전력(DC)을 모두 공급할 수 있다.

시험선로는 개발자와 철도운영기관 모두에 필요한 시설이다. 개발자는 기술의 신속한 검증이 가능해 빠르게 보완과 후속 연구에 나설 수 있다. 철도운영기관은 충분히 검증된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기술 결함으로 인한 철도사고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올해 남북한 및 중국, 러시아까지 연결하는 동북아 공동화차 운영에 필요한 대륙장대 화물열차 제동장치 성능시험 설비, 궤간가변대차 시험선로를 구축하고 이를 종합시험선로와 연계함으로써 철도분야 모든 시험과 안전 연구개발이 이뤄지는 스마트 철도종합시험센터로 운영할 예정이다.

오송에는 철도기술 연구단지도 조성됐다. 지난해 4월 국비 270억원이 투입된 철도완성차안전시험연구시설이 오송에 문을 열었다. 대지면적 5만3000㎡에 연면적 1만3120㎡ 규모로 실험동과 연구동을 갖췄다. 평시와 혹한, 혹서 등 다양한 기후환경에서 안전운행 여부를 평가하고 인증하는 곳이다. 새롭게 개발된 모든 철도차량 및 시스템, 부품 등이 실제 차량에 탑재 또는 수출하기 위해서는 이곳의 시험과 인증을 거쳐야 한다. 차세대 고속열차 개발을 위한 열차 시운전 및 시험분석 등도 한다.

오송역 일대에서 시험운행을 하고 있는 친환경 운송수단 ‘무가선트램’의 모습.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제공

오송에는 길이 1㎞의 무가선트램 시험선도 구축됐다. 녹색 교통수단으로 떠오르는 무가선트램은 한 번 충전으로 35㎞ 이상 주행 가능한 노면전차다. 차량 위에서 전기를 공급하는 고압 전기선이 없어 도시 미관에 좋고, 리튬이온 2차 전지를 주요 동력원으로 사용해 소음과 매연이 없다. 가선을 통한 에너지 손실을 1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제동시 발생하는 전기 에너지를 배터리에 충전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성을 30% 이상 높일 수도 있다. 무가선트램은 차의 바닥 높이가 30~35㎝로 매우 낮아 승객 승하차를 위한 별도 시설 없이 유모차, 휠체어 등도 쉽게 오르내릴 수 있다. 역사 없이 버스 승강장 정도의 표시만 있으면 돼 건설비가 지하철의 20%만 있으면 된다. 이런 장점 때문에 무가선트램 도입을 구상 중인 여러 지자체의 오송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트램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대중교통수단으로 전 세계 150여개 도시, 400여 노선에서 운영 중이다.

오송역은 호남선과 충북선으로 연결된다. 오송역을 중심으로 한 ‘강호(강원~충청~호남)축’ 발전계획은 지난 3일 내년부터 2040년까지 적용될 국토·공간에 대한 계획을 담은 제5차 국토종합계획에 반영됐다. 이번 계획에 강호축의 핵심 사업인 충북선 고속화사업 오송 연결선이 포함됐다. 충북선 철도 고속화는 현재 5시간30분 정도 소요되는 목포~강릉 구간 운행시간을 3시간30분으로 단축하는 게 골자다.

도는 목포 호남선과 강릉 중앙선을 충북선 고속화 철도로 직접 연결해 북한·러시아를 거쳐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어가는 실크 레일의 출발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도는 이를 위해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에 오송 연결선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호축은 이시종 지사가 2014년 국토 불균형 해소, 미래 혁신동력 확보를 위해 제안한 개념이다. 강원∼충청∼호남을 연결하는 경제발전벨트로 서울에서 대구, 부산을 남북으로 잇는 경부축에 대비된다.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된 강원, 충청, 호남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자는 것이다.


2010년 11월 1일 개통한 오송역은 해마다 이용객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1년 120만명에서 2012년 149만명, 2013년 227만명, 2014년 291만명, 2015년 411만명, 2016년 503만명, 2017년 658만명, 지난해 764만명 등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해는 800만명을 넘을 전망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충북은 철도오지에서 철도왕국으로 입지를 확실히 다져가고 있다”며 “오송역이 단순한 국토의 중심을 넘어서 명실상부 대한민국 철도의 중심으로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