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뛰자 은행 주담대 폭증… 11개월 만에 최대폭

입력 2019-12-12 04:06

올해 11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1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어났다. 올해 실행된 주택담보대출은 이미 지난해 연간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 최근 다시 들썩이고 있는 부동산시장 움직임이 가계대출 증가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6조5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가계대출은 총 48조3000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액(68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20조원가량 줄어든 규모다.

그러나 은행권 가계대출이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달 전체 은행권 가계대출은 7조원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4조9000억원을 차지했다. 지난해 12월(4조9000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연초부터 11월까지 은행에서 실행된 주택담보대출은 40조1000억원으로, 2017년(37조2000억원)과 지난해(37조8000억원)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달 은행권에서 실행된 기타대출(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증가액은 2조1000억원이었다. 올 11월까지 연간 기타대출 증가 규모는 총 13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증가 폭(22조6000억원)의 6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은 주택시장 상황에 좌우되는 만큼 향후 흐름에 따라 가계대출 추이도 달라질 것”이라며 “올해는 주택담보대출이 지난해보다 많이 늘어났지만 기타대출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올 11월 은행권 기업대출은 5조9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이 5조1000억원 늘었는데, 이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이 차지하는 규모가 2조6000억원에 달했다. 대기업 대출 증가액은 8000억원에 그쳤다.

지난달 은행 예금도 3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항목별로 은행 수시입출식 예금이 24조2000억원, 정기예금이 4조원 늘었다. 한은은 “기업이 여유자금을 수시입출식 예금에 넣어둔 결과”라고 설명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