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은 아주 귀한 것이며 아련한 추억을 떠오르게 합니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힘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행복하며 강력한 것이 사랑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말씀이 얼마나 깊이 있는 말씀인지 생각할수록 진리입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 3:16) 예수 그리스도가 지신 십자가가 사랑의 상징입니다. 주님이 가신 길이 사랑의 실천이자 가르침이며 희생이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실패하고 좌절한 당신의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입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이 모든 것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라고 물으신 후에 “내 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회의 기본은 사랑입니다. 고린도전서 13장의 말씀대로 모든 것을 다 가지고 행하여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요한계시록 2장에 제일 먼저 나오는 에베소 교회를 보십시오. 칭찬할 만한 것들을 다 갖추고 있었으며 흠잡을 데가 없었습니다. “내가 네 행위와 수고와 네 인내를 알고 또 악한 자들을 용납하지 아니한 것과 자칭 사도라 하되 아닌 자들을 시험하여 그의 거짓된 것을 네가 드러낸 것과 또 네가 참고 내 이름을 위하여 견디고 게으르지 아니한 것을 아노라.”(2~3절) 이 정도로 완벽한 교회가 한국에도 있을지 부러울 정도입니다. 그러나 연이어 주신 말씀은 우리의 마음을 두렵게 합니다.
“그러나 너를 책망한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4절) 앞서 말한 모든 것의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말씀입니다. 에베소 교회가 자랑하는 전통과 배경과 장점들이 쓸모없어지는 한 가지, ‘처음 사랑’을 버렸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만일 그리하지 아니하고 회개하지 아니하면 내가 네게 가서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5절)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회복하지 않으면 주님의 몸 된 교회로서의 촛대를 옮길 것이라고 경고하셨습니다.
믿음과 회개의 3대 요소는 ‘지(知)·정(情)·의(意)’라고 합니다. 죄가 죄인 줄 알아야 하고, 그 죄를 슬퍼하고, 죄에서 돌이켜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의 신앙이 생각하는 신앙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말씀과 성령께서는 가르쳐 주시고 기억나게 하시고 인도하시는 은혜를 주십니다.
이러한 밑바탕 위에서 회개의 역사가 일어나야 합니다. 회개는 세상과 죄에서 하나님께로 돌아서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실천이 따라야 합니다. 형식적으로 말로만 회개하는 것은 자칫 겉치레가 될 수 있으며 거짓으로 빠질 수도 있습니다. 처음 사랑이 아니라 처음 행위를 회복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난주간 말라기를 읽다가 마음에 와닿은 구절이 있었습니다. 말라기 3장 7절 이하에 “그런즉 내게로 돌아오라 그리하면 나도 너희에게로 돌아가리라 하였더니 너희가 이르기를 우리가 어떻게 하여야 돌아가리이까 하는도다”라는 질문이 나옵니다.
결론의 말씀은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하지 말고 온전한 십일조를 바치라는 답변이었습니다. 언뜻 보면 십일조와 처음 사랑은 별 관계가 없는 듯합니다. 그러나 처음 예수님을 믿고 감동받아 감격스럽게 주님 앞에 나의 모든 것을 바치고 소원했던 그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내가 지금 사랑하고 주인 삼은 것이 물질이며, 세속이며, 육체가 아닌가요. 우리가 지금 얼마나 세속화되어 있으며 자기만을 생각하고 물질만을 쫓는지 자신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내가 받은 복을 세어보고 처음 사랑을 회복하는 계절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박현식 목사(서울 대길교회)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대길교회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정렬케 하고 삶의 구체적 변화’를 위해 말씀을 소중히 여기고 선교하며 봉사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