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버킷 챌린지’ 유행시킨 피트 프레이츠 사망

입력 2019-12-11 04:06

루게릭병(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 환자를 위한 기부 캠페인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전 세계적으로 유행시킨 피트 프레이츠(사진 오른쪽)가 9일(현지시간) 3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프레이츠의 모교인 보스턴대는 유족을 인용해 프레이츠가 이날 루게릭병과의 영웅적인 싸움 끝에 사망했다고 밝혔다. 보스턴대 야구선수 출신인 프레이츠는 2012년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다. 일반적인 환자들은 진단 시점부터 2~5년 생존하지만 그는 7년을 투병했다.

프레이츠는 2014년 여름 골프채널에서 골프선수 크리스 케네디가 루게릭병에 걸린 조카를 위해 얼음물 샤워를 하는 동영상을 보고 자신만의 버전으로 도전한 영상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미국 래퍼 ‘바닐라 아이스’의 노래(‘Ice Ice Baby’)에 맞춰 머리를 흔드는 그의 모습이 담긴 영상은 급속도로 확산됐고 이후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널리 알려졌다.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루게릭병 환자들을 위한 기부 유도를 위해 시작된 릴레이 캠페인이다. 루게릭병의 고통을 잠시라도 느껴보자는 취지로 얼음물을 뒤집어쓴 뒤 다음 주자를 지목한다. 지목된 주자는 24시간 안에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100달러를 기부해야 하는데 대부분은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기부도 한다.

뉴욕타임스(NYT)는 프레이츠가 말하거나 팔다리를 움직일 수 없었지만 유머감각은 잃지 않았다고 전했다. 2017년 그가 사망했다는 유언비어가 퍼졌을 때 그는 트위터에 밴드 ‘펄잼’의 노래(‘Alive’)에 맞춰 눈과 눈썹을 움직이는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에선 “나, 오, 난 아직 살아 있어”라는 가사가 흘러나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