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군(대학원생)
고난에 굴하지 않는 모습, 같은 청년으로서 동질감
2008년 4월 명성교회 중창단 조장으로 몸이 아픈 교우에게 위문 찬양을 다닐 당시 온유를 처음 만났다. 그해 11월 교회 대학부 저녁기도회에 ‘릴레이 온유’ 첫 공지가 떴고 바로 봉사자로 참여했다. 이전엔 혼자 호흡할 수 있었는데, 온몸이 붓고 자가호흡이 어려워진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다. 피나 돈 등 특별히 들어가는 것도 없고 약간의 체력과 시간, 의지만 있으면 되는 일이라 흔쾌히 참여했다.
벌써 앰부 봉사 11년 차다. 매주 금요일 오후에 고정 참여 중이다. 생일을 잘 챙기지 않는 편인데 온유가 촛불 모양의 안경을 씌워주며 생일파티를 해 준 일이 기억에 남는다. 전공이 서양 철학인데, 온유가 생각이 깊고 책도 즐겨 읽는 편이라 논어나 팡세를 같이 읽자고 제안한 뒤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최근 낸 온유의 책에서는 고난을 딛고 현재의 의미를 찾기 위해 끈질기게 씨름하는 내용을 보며 같은 청년으로서 동질감을 느꼈다.
나와 성향이 다른 봉사자를 대할 때 종종 어려움을 느낄 때도 있었으나 계속 온유와 같이 있어 주고 싶다. 하나님은 우리의 생각과 시선 너머에 계시는 분이다. 그분이 쓰는 은혜의 역사를 앞으로 온유와 같이 보고자 한다.
▒ 김보미(상담교사)
실수해도 환하게 웃어주던 언니, 어느덧 8년이 흘러
교회 언니의 추천으로 온유 언니와 앰부 봉사를 알게 됐다. 처음 앰부를 잡았을 땐 긴장한 탓에 앰부 밸브가 계속 빠졌다. 불편해 보이는 언니 표정을 보자니 빨리 집으로 도망가고 싶었다. 집에 가려고 서둘러 인사를 하는데, 언니가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 순간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느덧 8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하게 됐다. 봉사자가 없어서 한 타임 동안 혼자 앰부를 하던 날, 언니가 직접 김치찌개를 끓여준 일이 기억난다. 봉사자와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행복해하고, 고기를 앞에 두고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표정을 짓는 온유 언니. 그런 언니가 참 좋다.
나는 워낙 낯을 가리는 데다가 싹싹하지도 못한 성격이다. 갈 때마다 늘 새로운 사람과 한 공간에 있어야 한다는 데 익숙해지기 힘들었다. 이런 내게 어쩌면 이곳은 함께하는 법을 훈련하는 가장 좋은 장소다. 이곳에서 교회공동체의 사랑과 섬김을 배운다.
언니가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해 병원 쪽은 쳐다도 안 보고 살았으면 좋겠다. “언니가 하나님께 드리는 삶의 예배가 하나님께는 영광이, 우리에게는 은혜가 돼. 그래도 아픈 건 싫으니까, 인제 그만 아프고 빨리 건강하게 퇴원해서 더 맛있는 거 먹여줘. 사랑해 언니야.”
▒ 박경덕(영어 강사)
도도한 모습에 왠지 끌려, 7개월 만에 친해졌어요
3년 전 앰부 봉사를 처음 왔었다. 온유가 아는 척도 안 하고 자기 할 일만 하는 걸 보고 상처 아닌 상처를 받아 그다음엔 오지 않았다. 그러다 올해 4월 봉사를 소개해 준 동생에게 ‘다시 온유에게 가 볼 수 있냐’는 연락을 받았다. 여전히 도도한 모습이었지만 왜인지 마음이 움직여 계속 오게 됐다. 나중에 온유에게 물어보니 자기는 친해지려면 1년은 걸린다더라. 그런데 나와는 7개월 만에 친해졌다. 아무래도 내가 재밌어서 그런 것 같다.
최근 온유가 생명의말씀사 SNS로 라이브 방송을 했다. 온유가 긴장을 많이 해 인터넷방송 플랫폼에서 영어 강의 경험이 있는 내가 진행을 봤다. 방송에서 한 독자가 자기 딸이 투병 중인데 책을 읽고 힘을 냈다고 해 나 역시 뿌듯했다.
온유를 보며 신앙의 마음 밭이 참 단단하다고 느낀다. 10여년 전부터 기도했으나 그에 맞는 보상을 못 받은 상태에서 믿음을 붙잡는 게 신기하다. 난 모태신앙이지만 그렇게 하지 못할 거 같다. 신앙인으로서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처음 봉사하러 오면 아무도 자기에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 당황할 수 있다. 온유가 일부러 무시하는 게 아니다. 자기 할 일에 집중해 그렇다. 오해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많은 이들이 봉사에 참여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