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 수사 논란에 대해 “검찰과 특정 정당, 보수언론이 만들어 놓은 가공의 거짓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언급하면서는 “불필요한 수사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직 경찰공무원 신분임에도 “좋은 정치를 하는 길이라면 뭐든지 하겠다”고 해 사실상 내년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황 청장은 9일 오후 7시 대전시민대학 식장산홀에서 자신의 저서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 북콘서트를 열고 독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제일 먼저 하명 수사 논란을 언급하면서 “있지도 않은 하명 수사, 있지도 않은 선거 개입 수사라는 가공의 틀을 만들고 검찰이 정보를 언론에 흘리며 여론몰이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은 수사할 때 미리 그림을 그려두고 틀에 맞춰 몰아가는 경향이 있다”며 “이 사건도 하명 수사라는 그림을 그려놓고 몰아가기를 시도했다”고 부연했다.
검찰의 조 전 장관 수사를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청문회를 준비 중인 장관 후보자에게 의혹이 제기됐다고 검찰이 수사한다면 앞으로 모든 의혹을 다 수사할 건가. 관련 사안이 검찰 수사를 꼭 해야만 하는 대상이냐. 이런 불필요한 수사를 빼면 진짜 검찰이 해야만 할 수사가 남는다”고 했다.
한편 300여명이 모인 이날 북콘서트는 지지자들이 황 청장 이름을 연호하는 등 총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황 청장은 “정치인들에게 보내는 환호나 연호는 마음으로만 받겠다. 국회의원 하려고 정치하는 게 아니다”면서도 “좋은 정치를 하는 길이라면 뭐든지 할 것”이라고 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