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기한 내 표결 처리” 48%, “한국당과 합의 처리” 45%

입력 2019-12-09 19:30

여야가 대치 중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관련 법안 처리 방식을 놓고 국민 여론도 극명하게 갈린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국회에는 검경 수사권 조정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골자로 하는 검찰 개혁안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선거제 개편안이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올라와 있다.

국민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5~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검찰 개혁 법안과 선거제 개편 법안 처리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물음에 ‘자유한국당이 반대해도 기한 내 표결처리해야 한다’는 답변이 48.9%로 조사됐다. 이는 ‘기한을 넘겨도 한국당과 함께 합의처리해야 한다’(45.7%)를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선 것이다. 모른다는 응답자는 5.4%였다.

연령대와 이념 성향에 따라 제1야당인 한국당과의 합의처리 방식에 대한 입장이 다르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대 이하에서 ‘기한 내 표결처리해야 한다’(58.5%)가 ‘기한을 넘겨도 합의처리해야 한다’(36.1%)보다 높게 나타났다. 20대보다 30대, 40대로 올라갈수록 표결처리를 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더 많아졌다. 20대는 표결처리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49.0%였으나 30대엔 그 비율이 58.0%, 40대에선 67.4%까지 올라갔다. 반면 50대에선 합의처리(53.2%) 의견이 표결처리(43.2%)를 앞섰다. 60대 이상에선 합의처리가 58.7%로 표결처리(34.3%)보다 더 높았다.

보수층에서는 합의처리(70.5%) 견해가 표결처리(23.5%)를 크게 앞섰다. 반면 진보층에서는 표결처리(77.8%)가 합의처리(17.7%)보다 높은 결과를 기록했다. 특히 중도층에서는 합의처리(50.8%)가 표결처리(45.4%)를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9일 “전체적으로는 기한 내 표결처리해야 한다는 응답이 높지만, 중도층에서는 합의처리가 조금 더 높게 나온 점이 눈에 띈다”며 “정치 성향에 따라 입장이 뚜렷하게 나뉜 상황에서 여당은 중도층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칫 여당의 강행처리에 대한 역풍이 우려되는 상황이라 한국당을 제외한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안을 밀어붙이기에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