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스포츠 꿈나무’ 이젠 우리가 키운다

입력 2019-12-10 00:01 수정 2019-12-10 13:59
코리아네이버스 산하 국제스포츠인선교회 관계자들이 9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아시아 동계 꿈나무선수 육성 프로젝트' 기자회견을 가진 뒤 6명의 선수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우리나라 최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양정모(레슬링) 선수는 1976년 제21회 캐나다 몬트리올올림픽 출전을 고민했다. 대회에 나가려면 선수 1명당 단장 코치 의사 등 5명이 조직돼 대회참가 신청서를 제출해야 했는데 준비가 되지 못했다. 도움의 손길을 내민 곳은 캐나다 C&MA(Christian & Mission Alliance)였다. C&MA 소속 선교사들이 현장에서 자신들의 이름으로 신청서를 작성해 양 선수가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그는 올림픽 레슬링 경기 자유형 62㎏급에서 우승해 광복 후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

NGO 코리아네이버스(KHN·이사장 이정익 목사) 산하 국제스포츠인선교회(회장 이형로 목사)는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아 스포츠 꿈나무’들을 키우며 스포츠 선교를 펼친다. 선교회는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 동계 꿈나무 선수 육성 프로젝트’ 취지와 일정을 발표했다.

KHN 이사인 박노훈 신촌교회 목사는 “기독교청년회(YMCA)가 스포츠로 젊은이들의 건전한 세계관 정립을 도왔듯이 선교회는 아시아 지역을 향한 스포츠 선교를 추구할 것”이라며 “꿈나무 선수들을 통해 각국에서 선교의 긍정적 변화가 생기도록 기대한다”고 프로젝트 취지를 전했다.

선교회는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대회를 계기로 스포츠 선교를 시작했다. 선교회 소속 목회자들이 올림픽 선수촌에서 선수들과 교제하며 복음을 나눴고, 스포츠를 즐기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 국가의 청소년들을 초청해 지원하는 활동에 관심을 가졌다. 실제로 지난해 10~12월 네팔과 필리핀의 꿈나무 스키선수 3명을 초청해 평창에서 전지훈련을 하도록 지원했다.

선교회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네팔 태국 필리핀에서 온 6명의 선수를 제5회 루지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도록 지원한다. 대회는 오는 21일 평창동계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다. 지난 7일 입국한 선수들은 27일까지 한국에 머물 예정이다. 선교회는 이들의 왕복 항공료와 국내 체류비, 다양한 기획 행사 참가 등을 지원한다.

네팔에서 온 노비나 따망(17)양은 “루지라는 종목을 이번에 처음 접했다. 최선을 다해 훈련하고 경기에 참여해 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메달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KHN 사무총장 우순태 목사는 “선교지 청소년에게 꿈을 심어주는 작은 몸짓이 아시아에 큰 울림으로 발전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