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요즘 사람들이 큰 관심을 기울이는 주제 중 하나입니다. 불안과 불확실성의 시대를 사는 우리는 뉴스로 테러와 자연재해, 전쟁 소식과 전쟁 위기설, 교통사고와 강력범죄 등을 접하며 평화의 소중함을 실감합니다. 이런 외적인 평화와 더불어 내적인 평화, 즉 ‘평안’도 매우 중요합니다. 전문상담사와 심리치료사가 늘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 이가 드물지 않은 것도 내적 평안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어떻게 하면 평화와 평안을 찾아 누릴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그것이 우리의 성품이 될 수 있을까요.
평안이 깨진 시대
심각한 우울증과 분노 장애, 불안 증세와 극심한 불면증. 증상과 이름은 달라도 모두 내적 평안이 깨진 상태를 보여주는 증세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모든 현대인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살아갑니다. 심지어 유치원생도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우리는 평화를 위해 직간접적으로 큰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막대한 세금을 쓰고 기업 간 분쟁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 계약서를 쓰고 거금을 들여 소송을 진행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쾌적한 주거환경과 직업, 건강과 교육, 노후를 위해 돈을 투자합니다. 내면의 평안을 위해 상담과 치료비용도 댑니다. 이렇게 개인 기업 국가가 애를 쓰지만, 완전한 평안을 누린다고 장담할 자는 없습니다. 평화와 평안은 얻기가 어렵고, 설혹 얻었다 해도 지키고 유지하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평안을 위해 치러야 할 값
놀랍게도 성경은 예수님이 이미 평안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다고 증언합니다. 놀라운 평안, 세상이 알지 못하는 평안을 주셨다고 합니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 14:27)
예수님은 이 땅에 ‘평화의 왕’으로 오셨습니다. 예수님의 출생은 하나님께는 영광이요 땅의 사람에게는 평화였습니다.(눅 2:14) 이사야 선지자 예언처럼 우리에게는 ‘평강의 왕’(사 9:6)이 됩니다.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은 타락한 인간과 하나님 사이의 평화를 이루기 위해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셨습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평화를 위한 비용은 예수 그리스도의 피 값이었습니다.
그분이 죄로 하나님과 원수 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피를 흘림으로써, 우리 죄가 없어지고 하나님과 화해하게 됐습니다. 예수님의 보혈은 하나님과 새로워진 관계를 기초로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만물 사이에도 평화를 이루게 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평화(평안)입니다. 이 사실을 굳게 믿는 이에게 예수님의 평화가 임하고 그것이 곧 성품이 됩니다.
평안은 예수님의 품에 거하는 것
큰 영적 선물을 받았지만 우리는 이 평화의 능력을 제대로 누리지도, 성품으로 굳히지도 못했습니다. 세상의 도전과 압력 때문입니다. 우리는 현대 문명의 혜택을 많이 받으면서 살아갑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필요한 일을 처리합니다. 고속열차와 제트여객기, 잘 닦인 도로로 짧은 시간에 먼 거리를 오갑니다.
이런 편리한 환경이 우리를 ‘퇴근 없는 삶’ ‘쉼이 없는 삶’으로 몰아갑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끊임없이 경쟁을 부추기고 성공을 강요하는 문화도 ‘평안을 누리는 삶’을 어렵게 만듭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 담배 폭식을 하면서, 동시에 건강을 챙기기 위해 따로 영양제를 먹고 운동할 시간을 내야 하는 상황, 낮에는 졸음을 이기기 위해 카페인 음료를 마시고, 밤에는 잠이 오지 않아 수면 유도제를 복용해야 하는 상황, 우리는 이런 상황 속에 삽니다. 우리는 먼저 이 세상이 알 수도 없고, 줄 수도 없는 주님의 평안을 받아야 합니다.(요 14:27) 평안은 예수님이 주는 선물입니다. 예수님 품에 거할 때 주어지는 것입니다.
참된 평안의 근원
평안이 우리 성품이 되고, 두려움 없이 살아갈 방법은 하나님이 우리와 늘 함께하며 보호하고 인도한다는 영적 진리를 굳게 확신하는 길뿐입니다. 예수님이 제자들과 배를 타고 가다가 거센 풍랑을 만났습니다. 금방 뒤집힐 듯한 배를 보며 제자들은 사색이 됐고, 평안히 잠든 예수님을 깨웠습니다. 이들의 성화에 일어난 예수님은 “너희 믿음이 어디 있느냐”(눅 8:25)라며 책망했습니다. 평강의 왕인 예수님과 함께 있으면서도 외적 상황인 풍랑 앞에 평안을 잃어버린 제자를 책망하신 것입니다.
흔히 오늘날을 ‘기초가 흔들리는 시대’라고 합니다. 온전히 신뢰할 수 있는 대상이 없는 시대라는 의미입니다. 어머니 품속 아기가 어떤 상황에서도 깊은 잠을 자듯 우리를 언제나 구원하며 선한 길로 인도하는 하나님의 섭리 안에 거한다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평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아무리 큰 비용을 지불하고 큰 노력을 기울여도 결코 평안을 얻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야말로 우리 내적 평안의 근원이며 외적인 평화를 이룰 수 있는 능력입니다.
평안과 평화의 가치가 소중한 시대입니다. 그만큼 평안과 평화를 찾아보기 힘든 시대이기도 합니다. 우리를 사랑하고 보호하는 하나님을 매 순간 바라보며 의지해야 합니다. 12월 대림절에 평강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모시며 내적 평안을 누립시다. 그 평안이 우리 성품이 되고, 모든 이들과 화평을 이루는 성도가 되길 바랍니다.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마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