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불황 속에서도 잠재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대별 소비특성과 선호 플랫폼이 뚜렷하게 갈리는 경영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편의점은 1020세대 대상 제품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백화점은 밀레니얼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 감성에 맞는 문화행사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2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지하 1층에서 ‘유니버설 100년의 역사전’을 연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미국 영화 제작사 유니버설이 지난 107년간 제작해 온 영화,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활용한 미술 작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이번 행사는 클래식과 미술보다 만화, 영화 등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은 밀레니얼세대를 겨냥한 행사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미래 잠재 고객인 밀레니얼세대를 겨냥해 이들이 좋아하는 영화나 만화 캐릭터 전시를 통해 백화점의 문턱을 낮추겠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백화점에서는 여전히 구매력 있는 4050세대 매출 비중이 높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연간 매출 중 4050세대 매출이 56%나 됐고 2030세대 매출은 전체 매출의 28%에 불과했다. 눈앞의 최대 고객만큼이나 미래 잠재 고객을 여는 데 공을 들인 셈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미국 유명 메이크업 브랜드 웨트앤와일드(Wet n wild)를 단독 출시(사진)했다. 웨트앤와일드는 전 세계 40개국에서 판매되는 메이크업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해외 직구 상품으로 유명한 브랜드로 주로 1020세대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세븐일레븐이 웨트앤와일드 출시를 결심한 것은 최근 1020세대를 대상으로 한 화장품 매출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의 1020세대 화장품 매출 비중은 지난해 44.9%에서 올해 49.0%로 늘어났으며 이는 화장품 전체 매출의 약 50%의 비중을 차지한다. 세븐일레븐은 “접근성이 높고 가성비 좋은 상품들이 출시되면서 편의점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업계는 이미 생존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기존 주 고객층이 5060세대인데 신규 고객이 돼야 할 3040세대는 TV문화에서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2017년 ‘모바일 쇼핑, GO’를 론칭해 3040세대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현대홈쇼핑도 ‘밀라노스토리’와 ‘라씨엔토’ 등 3040세대를 겨냥한 자체 브랜드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