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군사옵션 철회된 적 없다”… 北·美, 다시 불붙는 말폭탄 공방

입력 2019-12-06 04:05
사진=뉴시스

하이노 클링크(사진)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가 4일(현지시간) 대북 문제와 관련해 “군사적 옵션이 철회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에 대해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도 던졌다. 북한이 연말까지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북·미 간 오가는 말이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북한에 대해) 필요가 있다면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언급한 게 발단이 됐다. 이에 대해 북한의 박정천 총참모장은 “우리 무력의 최고사령관(김정은 위원장)이 이 소식을 매우 불쾌하게 접했다”면서 “만약 미국이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역시 신속한 상응 행동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고 반발했다.

이런 상황에서 클링크 부차관보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세미나에 참석해 “(대북) 군사적 옵션은 결코 철회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클링크 부차관보는 “우리 군대는 공격을 억지하기 위해 훈련한다”면서 “억지가 실패하면 싸워서 이기는 것이 군대의 역할”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 “국방부는 국무부 외교관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해 왔다”면서도 “우리의 대응이 달라지고 국무부의 주도가 다른 어떤 것으로 전환될지도 모를 시점이 올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북·미 협상 국면에서 국무부가 상황을 주도하고 있으나 북·미 대화가 어려움을 겪을 경우 국방부가 전면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러자 북한에선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나섰다. 최선희 제1부상은 5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외무성도 예민한 시기에 부적절하게 내뱉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불쾌감을 자제할 수 없다”며 “실언이었다면 다행이겠지만 의도적으로 우리를 겨냥한 계획된 도발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고 말했다. 박정천 총참모장이 낸 담화의 연장선상이다.

최 제1부상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지금과 같은 위기일발의 시기에 의도적으로 또다시 대결 분위기를 증폭시키는 발언과 표현을 쓴다면 정말로 늙다리의 망령이 다시 시작된 것으로 진단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차원의 북한 인권 토의 추진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김 대사는 이메일 경고장에서 “(북한 인권을) 다루는 어떤 회의도 중대한 도발”이라며 “인권 토의 개최를 밀어붙이면 한반도 상황은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손재호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