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사진) 대전경찰청장이 2017년 9월 송철호 울산시장과의 첫 만남에 배석했다고 지목한 당시 울산경찰청 정보과장이 “그때 나는 가지 않았다”고 국민일보에 확인했다. 황 청장이 울산에서 송 시장을 처음 대면한 자리와 관련해 설명하는 배석자 수와 면면은 계속 달라지고 있다. 검찰은 이 자리에서 이듬해의 지방선거나 경찰의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수사 관련한 대화가 오갔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017년 9월 울산경찰청 정보과장이던 J총경은 4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황 청장과 송 시장의 만남에 배석했느냐’는 질문에 “그때 나는 안 갔다”고 답했다. J총경은 “원래 내가 가기로 했었는데 갑자기 하루 교육으로 출장을 가게 됐다”며 “그래서 내가 못 간 걸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는 황 청장이 밝힌 2017년 9월 송 시장과의 대면 상황과 어긋난다. 황 청장은 지난 3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J총경이 배석자였음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었다. 황 청장은 “유력 인사를 만날 때는 통상 정보과장이 배석한다”며 “정보과장(에게) ‘시간이 있으면 배석하고 시간이 없으면 내가 혼자 가도 좋겠다’고 했는데, 마침 ‘시간이 된다’고 해서 배석했다”고 말했다.
황 청장은 “정보과장이 배석하면 좋겠더라. 둘이 무슨 꿍꿍이 얘기를 했나 하는 오해를 피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도 했었다. J총경은 그러나 “황 청장이 착각했을 수 있다”고 국민일보에 말했다. J총경은 당시 송 시장과의 자리에 자신을 대신한 경찰 배석자가 있었는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했다. 그는 황 청장이 외부인을 만나는 경우 “주로 정보계장이나 상대방을 잘 아는 사람이 배석한다”고 말했다.
황 청장은 2017년 9월과 12월 송 시장과 두 차례 만났다고 했다. 만남의 목적은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부임인사 하는 것”이라고 했었다. 다만 황 청장이 말하는 송 시장과의 만남 형태는 조금씩 달라졌다. 그는 지난 2일까지 “송 시장을 독대했다” “누군가가 끼어들 게 뭐가 있겠느냐”고 했다가 지난 3일부터는 “정보과장이 배석했다”고 했다. 그러나 J총경은 “2017년 12월에도 다리를 다쳐 외근을 못했다”며 “(9월과 12월) 두 번 다 확실히 안 간 게 맞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하명 수사 및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황 청장 부임 다음달에 성사된 이 모임을 주목해 왔다. 2017년 9월은 울산경찰청 총경급 간부가 김 전 시장의 비서실장 등을 협박해온 건설업자 김모씨에게 “재수사를 성실히 하겠다” “다시 하자”며 매우 이례적인 전화를 걸었던 시점이다(국민일보 12월 4일자 1면 참조). 2017년 9월은 황 청장이 울산의 또다른 건설업자에게 밝혔다는 울산경찰청의 김 전 시장 측 수사 개시 시점이기도 하다. 황 청장은 정보과장의 배석 여부를 재확인하는 국민일보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울산=구자창 기자, 구승은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