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현장 발로 뛰며 ‘소방관들의 필요한 것’ 찾아준다

입력 2019-12-05 04:04
‘히어히어로’ 캠페인의 주역인 이베이코리아 소셜임팩트팀 홍윤희(왼쪽) 이사와 원종건 매니저가 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소화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여기 두 사람이 있다. 일상의 영웅, 소방관들을 찾아가 그들의 어려움을 듣고 꼭 필요한 것들을 찾아내주는 사람들이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꼬박 3년 동안 ‘소방관들의 친구’가 돼준 두 사람은 이베이코리아 소셜임팩트팀 홍윤희 이사와 원종건 매니저다.

두 사람은 2017년부터 진행된 이베이코리아의 ‘히어히어로(Here Hero)’ 캠페인을 이끌고 있다. 주로 원 매니저가 전국 각지의 열악한 소방 현장을 방문하고, 두 사람이 함께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각 소방 현장의 ‘빈 틈’을 메워줬다. 홍 이사와 원 매니저를 4일 서울 강남구 이베이코리아 본사에서 만났다.

‘히어히어로’ 캠페인의 색다른 점은 현장에서 필요한 게 뭔지 직접 찾아가 발굴해서 지원한다는 점이다. 아이디어는 원 매니저에게서 나왔다.

원 매니저는 “처음 이 일을 시작하면서 소방 현장에 ‘두 번 방문하고 싶다’고 말씀 드렸다. 한 번은 어떤 게 필요한지 알아보기 위해, 한 번은 필요한 걸 드리기 위해”라고 했다. 그렇게 그는 강원도 대관령, 제주도, 경북 울릉도, 충북 충주호, 경남 양산 등 오지를 직접 찾아가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듣고(hear hero) 지역마다 다른 ‘필요’를 찾아냈다. 구조용 드론, 신발 건조기, 방진마스크 소독기, 계단을 내려갈 수 있는 피난용 휠체어, 방진복 건조기 등이 적재적소에 전달됐다.

이런 아이디어들은 소방 현장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두 사람의 개인적인 경험도 보탬이 됐다. 원 매니저는 어머니가 장애인이고 홍 이사는 아이가 소아암 후유증으로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 수혜자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는 만큼 히어히어로 캠페인도 세심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 히어히어로 캠페인은 소방관 가족을 ‘코믹콘’에 초청하거나 파라다이스호텔, 신라호텔 등과 함께 ‘호캉스’를 보내주기도 했다.

홍 이사는 “수혜대상들에게 흔히 씌어져있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며 “소방관은 한결같이 끔찍한 상황에 처해있어야만 한다는 시각을 깨고 싶어서 호캉스도 보내드리고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데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했다. 소방관이 운동을 하면 ‘놀고 있다’며 민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소방관이 ‘일상의 영웅’(here hero)이지만 언제나 영웅의 모습을 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점을 알아주길 바란다는 점을 여러번 강조했다.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은 어떨까. 홍 이사는 “앞으로 갈 길이 멀 것 같다. 새로운 문제점과 필요한 부분이 생겨날 것 같다”며 “저희와 함께 히어히어로 캠페인을 하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지 연락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