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리츠+채권… 한 바구니에 담는 인컴펀드 짭짤하네

입력 2019-12-05 22:04

초(超)저금리 흐름이 길게 이어지면서 다양한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인컴(Income·소득) 펀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인컴 펀드는 배당주와 더불어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등에 투자하는 금융 상품이다. 투자한 각 자산에서 배당, 이자, 부동산 임대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단순 주식형 펀드보다 변동성이 낮다. 채권형 펀드보다는 높은 수익을 추구한다. 국내 증시의 계단형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인컴 펀드 설정액은 올해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했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국내 인컴 펀드 111개의 설정액은 3조399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에만 1조4872억원의 자금이 새로 들어왔다. 최근 한 달 사이에도 235억원이 신규 유입됐다.

인컴 펀드의 인기 비결은 상대적으로 증시보다 높은 수익률이다. 연초 이후 지난달 말까지 국내 111개 인컴 펀드의 수익률은 평균 10.68%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30%), 코스닥 상승률(-6.31%)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배당주에만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평균 3.62%)도 제쳤다. 여러 자산을 함께 담아 위험을 분산하는 동시에 안정적 수익을 거둔 것이다.

이런 현상에 주목하면서 인컴 펀드로 돈이 몰리고 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배당 수익을 노리는 배당주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 한 달간 배당주 펀드에서 2087억원이 빠져나갔다.

인컴 펀드 가운데서도 해외 배당주와 채권, 부동산자산 등을 혼합한 펀드의 수익률이 높다. 북미 지역 배당주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미국배당프리미엄증권자투자신탁’ 펀드는 지난달 말까지 연 수익률이 30.61%에 이른다. 세계 각국 배당주에 투자하는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증권자투자신탁’ 펀드의 수익률도 22.15%를 찍었다. 해외 채권 혼합형인 ‘KB글로벌멀티에셋인컴증권자투자신탁’(13.61%), ‘미래에셋TIGER부동산인프라고배당혼합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7,69%, 최근 3개월 수익률) 등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인컴 상장지수펀드(ETF)도 주목 받고 있다. 이 상품은 국내·외 배당주와 채권, 부동산에 투자하는 ETF로 나눌 수 있다. 시세 차익과 더불어 배당금, 채권수익(이자), 임대료 등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 최근 ‘KODEX 멀티에셋하이인컴’ ETF 등 해외 배당주와 채권, 부동산 등에 골고루 투자하는 ‘하이브리드형’ 인컴ETF도 등장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급속한 고령화로 인컴형 자산 투자가 더 각광 받을 것으로 내다본다. 삼성생명은 최근 삼성자산운용이 출시한 ‘삼성 글로벌 멀티인컴 혼합자산투자신탁’ 펀드를 확정기여형(DC형) 및 개인형(IRP) 퇴직연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1%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보다 높은 수익을 추가하는 퇴직연금 가입자를 겨냥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컴형 자산에 투자하면 은행 예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 또는 배당을 지급받기 때문에 연금 수령의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지급받는 배당금을 재투자하면 되므로 인컴형 상품은 은퇴자뿐만 아니라 모든 투자자가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컴형 자산도 원금 손실 위험이 상존한다는 걸 유념해야 한다. 고배당 기업의 실적 악화나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임대수익이 낮아진다면 수익은커녕 투자 원금을 잃을 수도 있다. 조 연구원은 “인컴형 상품도 원금 손실의 위험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