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억 안 받아!… ‘반인권’ 사우디행 거부한 우즈

입력 2019-12-05 04:03
사진=AFP연합뉴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사진)가 거액의 초청료 제시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유러피언투어 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4일(한국시간) 우즈의 불참 소식을 전하며 “우즈가 제안받은 초청료는 300만 달러(약 35억700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사우디 인터내셔널’은 내년 1월 30일부터 나흘간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라 경제도시의 로열 그린 컨트리클럽에서 치러진다. 총상금 350만 달러가 걸려 있다.

우즈의 불참 사유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반인권 정책과 맞물려 있다. 지난해 반정부 성향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사우디 정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반인권 국가’에서 열리는 스포츠 행사에 선수들이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 행보로 풀이된다. 우즈는 지난해에도 초청을 거절했다.

우즈는 이날 바하마에서 개막하는 이벤트 대회 히어로 월드 챌린지 출전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너무 멀어서 가고 싶지 않았을 뿐”이라면서도 “정치적 논란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해 우승자 더스틴 존슨(미국)을 비롯해 브룩스 켑카(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셰인 라우리(아일랜드) 등은 출전한다. 특히 필 미컬슨(미국)은 30년간 인연을 맺어온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피닉스오픈 대신 같은 기간에 열리는 사우디 대회를 선택했다.

미컬슨은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몇 년간 중동 대회 출전 제의를 거절했다”며 “하지만 내가 가보지 않은 곳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사우디행의 이유를 설명했다.

김영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