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꺾으니 자신감… 올림픽 독하게 준비”

입력 2019-12-04 04:07
전지희가 8월 25일 체코 올로모우츠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2019 체코오픈 여자 단식 8강전 펑얄란(중국)과의 경기에서 스매싱을 날리고 있다. 전지희는 지난달 열린 세계랭킹 1위 첸멍(중국)과의 2019 T2 다이아몬드리그 여자단식 8강전에서 승리하며 내년 도쿄올림픽 메달 획득에 대한 희망을 드높였다. 신화뉴시스

한국 탁구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단 한 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하며 올림픽 첫 노메달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중국의 강세가 여전한 가운데 중국 허베이성 랑팡 출신으로 2011년 4월 귀화한 여자 탁구 간판 전지희(27·포스코에너지)가 올림픽 메달 수확 재개의 선봉에 섰다. 지난달 세계랭킹 1위 첸멍(25·중국)을 꺾은 자신감이 내년까지 이어지길 본인뿐 아니라 탁구계 전체가 바라고 있다.

전지희는 지난달 23일(한국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첸멍과의 2019 T2 다이아몬드리그 여자단식 8강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4대 3으로 이겼다. 첸멍은 전지희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식 4강에서 0대 4로 완패했던 상대였기에 기쁨은 더욱 컸다.

4일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마무리 훈련에 한창인 전지희는 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첸멍에게 이긴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그날 승리로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경기가 잘 풀린 이유로는 “이기고 있다가 지는 상황이 많아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서다 2-2 동점이 된 상황에서도 마음을 내려놓고 하나씩 해보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날 서브가 잘 돼 상대에게 부담을 준 것이 통했다”며 “아시안게임 때와 비교해 지난달 경기에서는 공격적으로 세게 나간 점이 달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첸멍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직후 4강에서 일본의 이토 미마(19)에게 패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토는 최근 승승장구하며 기세를 올린 선수다 보니 준비를 철저히 했다”는 전지희는 “유리한 상황에서 너무 안전하게 플레이하려고 했던 것이 패인이었다”고 돌아봤다.

전지희는 그러나 첸멍에 승리하고 이토에 패한 것 모두 도쿄올림픽 대비에 좋은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겼다.

전지희는 “첸멍과의 대결에서 불리한 상황에서도 이겨보니 ‘나도 잘 해낼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마음을 독하게 먹고 준비하겠다”며 올림픽 메달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전지희의 귀화와 대표팀 발탁을 이끈 김형석 포스코에너지 감독의 기대도 크다. 김 감독은 “전지희가 리우 올림픽 때보다 기량이 한 단계 올라갔다. 도쿄 대회에서 메달을 충분히 따낼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자신했다.

4일부터 9일까지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리는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에는 전지희뿐 아니라 장우진(24), 서효원(32) 등 국내 탁구 에이스들이 총출동해 기량을 겨룬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