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부잣집 둘째 아들은 가진 재물을 다 모아 먼 나라에 가서 방탕하며 모든 것을 다 써 버렸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 나라에 크게 흉년이 들어 매우 궁핍한 상황이 돼버리고 말았습니다.(14절) 둘째 아들은 왜 그 많은 재물을 탕진할 수밖에 없었을까요. 바로 가진 재물 속에 아버지의 땀과 눈물만 들어 있을 뿐 자신의 땀과 눈물이 담겨져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간은 무언가가 자신의 노력과 고민, 아픔 없이 자신의 것이 됐을 때 아무리 귀한 것이라도 싸구려로 만들고 결국 다 탕진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기에 값진 것을 갖기 전에 진정으로 그 값진 것을 위해 무엇인가 쏟아부음이 필요합니다.
본문은 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를 비유로 하신 말씀입니다. 아버지는 하나님이시고 두 아들은 성도들의 모습입니다. 작은아들이 먼 나라에 가서 다 탕진했다는 것은 십자가의 은혜와 축복을 쏟아버렸다는 것입니다. 돼지 먹이를 먹었다는 것은 부잣집 아들이었지만 비참한 처지를 맞게 됐다는 말씀입니다. 궁극적으로 이 말씀은 많은 것을 상실한 채 살아가는 현대의 성도들이 회복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우리 성도들에게는 죄 사함과 구원, 하나님의 백성 됨이 주어졌습니다. 그런데 어느 것 하나 그냥 주어진 것이 없습니다. 주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33년 동안 벌어 모으시고 그것도 모자라서 그 땡볕이 쏟아지던 날 십자가 위에서 생명을 버리고 벌어 모으신 것을 우리에게 주신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어떤 사람들은 그 가치를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죄 사함도 하나님 백성 됨도 무의미하고 귀찮은 일인데 자꾸 주변에서 구원받았다고 하니 그냥 받아 주는 상황이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우리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굉장히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에베소서 2장 8절은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라고 말합니다. 우리에게는 주님이 이 땅에 오셔서 벌어 모으신 재산 모두가 선물로 주어졌다고 말씀합니다.
선물이란 값없이 받는 것이 특징입니다. 즉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주님을 믿게 됐건 오늘 내가 주님을 나의 주로 고백할 수 있는 한 주님으로부터 그렇게 값진 것들을 선물로 받은 게 사실입니다. 이제 그 선물을 받아 든 자들로서의 숙제가 있습니다. 신앙을 본문의 탕자처럼 값싼 것으로 만들어 탕진해 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가치를 내 인생 가운데서 스스로 입증하기 위해 나도 값진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배입니다. 그리고 그 예배를 삶으로 살아내는 것입니다. 예배를 드릴 때 정성과 준비와 기대를 가지고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으시기 바랍니다. 그 예배를 통해 반드시 죄 문제를 해결하고 감정까지도 예수 안에서 평정하고 말겠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오늘 드리는 예배가 하나님의 것만이 아닌 또는 나의 것만이 아닌 하나님의 것이면서 나의 것이 되기 위해 우리 스스로 그 예배에 신령과 진정을 쏟아부어야 합니다.
아버지의 재산에 땀 한 방울 들이지 않은 결과 그 많은 재산을 싸구려 취급한 것이 탕자였습니다. 그 결과 그가 가는 곳마다 아버지의 이름은 추락했고 자신의 인생길은 가도 가도 황톳길뿐입니다. 오늘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로 하나님이 살아 계신다면 땀과 눈물의 끈적임 없이 죽은 예배를 드리는 사람은 불쌍한 사람이며 불행한 사람입니다.
이제 먼저 예배에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예배자로서의 삶에도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구약의 제사와 예수님의 십자가에는 끈적끈적하게 타고 흘러내리는 피가 있었다면 여러분의 예배와 삶에도 신령과 진정과 실천하는 신앙이 끈적거려야 합니다.
최영섭 목사(인천 마을안교회)
◇인천 마을안교회는 초교파로 10여명의 목사님들과 ‘삼십분의 일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삼십분의 일 운동’이란 한 달에 하루 임금을 받는 노동을 하고 그 임금으로 연말에 노숙인 등 어려운 분들에게 호떡 어묵탕 등을 만들어 나누는 일입니다. 또한 한국교회 다음세대인 전국신학대학교 학생들이 타 신학교에 대해서도 상호 존중하는 것과 삶이 있는 신앙생활을 하도록 학생 대표들과 교제의 장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