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서 별도 조직으로 운영한 ‘백원우 특별감찰반’ 소속 행정관이던 A 검찰 수사관이 1일 검찰 참고인 소환을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됐다. A수사관은 청와대의 김기현 전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울산 현지에 직접 내려가 김 전 시장 첩보 생산에 관여한 인사로 지목됐었다.
서울중앙지검은 1일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감반원 A수사관이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며 “A수사관은 검찰과 일정을 협의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A수사관은 청와대의 하명 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에 오후 6시 출석하기로 했었다. 오후 4시쯤 서울 서초구에 있는 지인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수사관은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메모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무실을 운영하는 지인이 A수사관을 발견하고 최초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 원인을 수사 중이지만 타살 혐의점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A수사관은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산하 특감반과 별도 조직으로 백 부원장의 지시를 받는 ‘백원우 특감반’의 일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원우 특감반’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김 전 시장을 향해 펼쳐진 울산경찰청의 수사 단초가 된 범죄첩보의 생산·전달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검찰은 이 특감반원들이 경찰 수사에 앞서 울산 현지를 찾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배경을 규명 중이었다. A수사관은 울산지검에서 한 차례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에서는 조사를 받지 않았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최근 국회에서 “특감반이 울산 현장에 갔던 이유는 ‘고래고기 사건’ 때문”이라고 했었다. 2016년 울산경찰청이 압수한 40억원가량의 밍크고래 고기 상당량을 검찰이 포경업자들에게 돌려주면서 2017년 검경 갈등이 일어 특감반이 울산을 찾았다는 얘기였다. A수사관을 잘 아는 한 사정 당국 관계자는 “고래는 이유가 안 된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은 고인의 사망 경위에 대해 한 점의 의문이 없도록 철저히 규명할 예정”이라고 했다.
허경구 박상은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