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 고물 수집인 거주 ‘재건대 마을’, 생태공원으로 변신

입력 2019-12-02 04:05

서울 동북권 지역에서 폐품 등 고물 수집인들이 마지막으로 거주해온 ‘재건대 마을’이 40여년 만에 친환경 생태공원(사진)으로 거듭났다.

서울 노원구는 월계동 산 17번지 일대 초안산 자락에 위치한 재건대 마을을 도자기 체험장을 갖춘 생태공원으로 조성했다고 1일 밝혔다. 이곳은 1970년대 말 폐품과 고물을 수거해 생활하던 사람들이 강제 이주하면서 형성된 마을이다. 무허가 건물 난립으로 경관이 훼손되고, 쓰레기 매립과 적치로 주변 환경을 오염시켜 이전을 요구하는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이 심했다.

구는 2008년부터 정비 사업을 진행해 지난 6월 10여년 만에 33세대 80개 건물에 대한 이전과 철거를 완료했다. 이후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생태 숲과 과학 놀이터, 도자기 체험장을 갖춘 1만3160㎡ 규모의 생태 공원으로 꾸몄다. 도자기 체험장은 전시실, 체험실, 가마실을 갖추고 내년 1월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공원은 10개의 놀이시설과 7개의 운동시설, 산책로를 갖춰 주민 휴식공간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그동안 불법 매립으로 환경을 오염시켰던 2200t 규모의 폐 콘크리트와 생활폐기물도 모두 처리하고, 과거 채석 작업으로 인해 훼손된 정상 부근 1㏊ 구간도 정비해 숲 생태 복원 기반을 마련했다. 정비 과정에서 최대한 인권을 존중하며 이해와 설득으로 거주민들의 자진 철거를 유도한 것도 의미가 있다. 또 지역주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고 공사비도 절감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오랜 숙원이 해결되고 주거환경이 바뀌어 인근 지역이 산과 인접한 명품 주거지로 변모한 만큼 많은 주민들한테 다양한 여가를 즐기는 공간으로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