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겨울왕국2’가 극장가 풍경을 바꿔 놓았다. 가족 단위 관객들이 몰리면서 극장은 어린이들의 천국이 됐다. 한편 아이들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일부 어른들의 볼멘소리도 나온다.
‘겨울왕국2’의 흥행세는 가히 돌풍이라 할 만하다. 개봉 열흘 만에 무려 관객 760만명(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1일 발표)을 끌어모았다. 700만 돌파 속도로 치면 2014년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전편에 비해 2주나 빠르다. 올해 최고 흥행작 ‘극한직업’(12일)보다도 이틀 앞선다.
폭발적인 흥행의 주역은 다름 아닌 어린이다. CGV가 지난달 21~28일 극장 방문 관객을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겨울왕국2’ 관람객 연령층 비율은 40대(34.28%)에서 가장 높은데, 이는 부모가 결재한 자녀의 예매분까지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3인 이상 관객 비율이 43.34%로 동기간 전체 평균치(39.4%)를 크게 웃돈다.
실제로 극장에 가보면 이런 수치를 실감할 수 있다. 지난 주말 방문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CGV는 부모 손을 잡고 극장을 찾은 아이들로 북적였다(사진). 매점과 영화 관련 상품(굿즈)을 판매하는 씨네샵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CGV 관계자는 “‘겨울왕국2’ 상품 출시 이후 씨네샵 매출이 전주 동기간 대비 9.6배나 상승했다”고 전했다. 몇몇 인기 아이템들은 일찌감치 완판됐다.
높은 인기만큼 떠들썩한 논란도 따라붙었다. 영화 상영 도중 소리를 지르거나 자리 이동을 하는 일부 어린이들의 ‘관크’(관객 크리티컬의 준말로 공연 관람을 방해하는 행위)에 피해를 입었다는 사례가 늘면서 ‘노키즈(No-Kids)존’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내 돈 내고 영화를 보면서 굳이 타인에게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체관람가 영화에 나이 제한을 두는 건 또 다른 차별이자 아동 혐오라는 반발이 맞서고 있다. 한 트위터리안(mies***)은 “불편한 어른을 고려해 노키즈존을 만들기보다 그런 어른들 때문에 피해 입을 아이들을 위해 ‘노어덜트(No-Adult)존’을 만드는 게 맞지 않겠나”라고 일갈했다.
아이들을 위한 콘텐츠인 만큼 어른들의 배려와 관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각박해진 세태를 한탄하는 목소리도 보태진다. “노키즈존을 주장하는 이들은 본인들의 유년시절은 잊었나 보다.”(milb***) “소리치는 아이를 보고 ‘영화를 즐기고 있구나’ 흐뭇해할 순 없을까.”(exar***)
글·사진=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