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더 이상 나에 관해 보여 줄 것이 없다고 생각했을 때 사람은 초라해집니다. 사람들이 더 이상 나에 대한 관심을 잠재울 것이기 때문이며, 인기 연예인이 우울증에 걸리고 자살하는 행위들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한 번 멋지게 인기를 끌었는데 그 다음에 내놓을 카드가 없어 전전긍긍하다가 결국 절망감에 빠져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악성 댓글 같은 것을 접하면서 사람들이 더 이상 나를 좋아하지 않고 나를 버렸으며 이제 나를 미워하기까지 한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최근 연예인들의 빈번한 자살은 여러 의미에서 현대인의 삶의 존재방식을 진단해야 하는 숙제를 주고 있습니다. 언론은 토픽 뉴스거리를 만들기 위해 자신들이 그렇게 부추겼으면서도 그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악성 댓글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제 정부에서마저 나서서 악성 댓글에 대한 규제를 해결책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이미 이토록 뒤틀려버린 사회 문화를 어떤 제도적 장치로 통제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의 사회 역사는 이렇게 되는 일이 없다고 말합니다. 처음은 잘 되는 것 같으나 두더지 게임처럼 이것을 잡았다 하면 저쪽에서 또 다른 것이 고개를 내밀고 오히려 전보다 더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찾아나가야 할 해결의 길은 피상적인 상대적 대응책보다 더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원인 규명과 이에 대한 큰 스펙트럼 안에서의 장기적인 해결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죽일 정도의 위력을 가진 악성 댓글은 경쟁시대 경쟁사회 경쟁문화가 만들어 낸 시기와 질투의 결과물입니다. 과도한 경쟁이 있는 한 승자와 패자는 현격히 나누어지고, 루저는 사회 암울한 구석 곳곳에서 자신을 초라하게 내몰은 세상과 그 안에서 시시덕거리며 승자의 축배를 드는 자들에 대해 세상을 증오하며 어둠 속에서 킬킬 거리는 조커(Joker)가 됩니다. 이 조커들은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가면으로 분장한 광대처럼 세상을 조롱하고 군중들을 선동하여 자신의 존재감을 묵살시킨 승자들을 향해 조소를 쏟아 붓습니다. 그리고 때로 죽여 버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회풍토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일 역시 결코 쉽지 않습니다. 세상 문화에 휩쓸리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이런 세상풍조 속에서 세상의 이런 사람들과 섞이지 않기 위해 사도 바울이 말한 바와 같이 세상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고전 5:10). 그러니 어찌해야겠습니까? 배가 물 위에 떠있되 그 물이 배 안으로 스며들어와 배를 침몰시키지 못하도록 잘 막으며 떠있어야 하는 것처럼, 세상 안에 있되(in the world) 세상에 속하지는(of the world) 말아야 합니다. 그것은 말씀 안에서 말씀대로 사는 것입니다. 세상에 속하지 않고, 말씀 안에 속하는 것입니다(not of the world, but of The Word). 이 길밖에 구원은 없습니다. 크리스마스는 하늘에 속한 하나님의 아들이 세상을 사랑하사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말씀이 곧 육신이 되어 이 세상 안으로 들어오신 날입니다.
이제 크리스마스 시즌입니다. 최근엔 크리스마스 장식은 물론 크리스마스 캐럴도 듣기 어렵습니다. 이럴수록 교회가 더 크게 성탄의 기쁨을 세상에 큰소리로 외쳐 알려야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가 잠잠하면 세상의 돌들이 소리 지를 것이기(눅 19:40)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우리나라의 유일한 복음방송인 극동방송(FEBC)이 마치 작심한 듯 들려주는 음악은 낮이고 밤이고 성탄절 음악들이라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특별히 차를 이용하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의 정감을 일찍 느끼게 해주어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기쁜 마음으로 소리 높여 성탄을 축하합시다.
“미리 크리스마스!”
“ Merry Christmas!
Happy Christmas!”
조규남
◇필자 프로필
행복교회 원로목사
사회복지법인우림재단 대표이사
기독문화 평론가(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