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밭길 헤치고 은혜의 들녘으로”

입력 2019-12-02 20:56
요즘 교회부흥이나 교회성장과 관련한 말이 나오면 너도나도 세계로금란교회의 사례를 들먹인다. 80명 남짓 교인으로 교회 문을 열어 15년 만에 1만여 명의 교인을 갖게 됐으니 충분히 그럴 만도 하다.

경기도 파주시 운정신도시 초입에 자리잡은 세계로금란교회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교회를 두고 특이하다는 말이 나돈다. 초현대식의 웅장한 교회당도 그렇지만 여느 교회와 달리 많은 젊은이들이 드나드는가 하면 이들이 말쑥하게 차려입고는 주변지역을 돌며 열심히 전도하는 모습을 늘상 보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세계로금란교회는 한국교회에서 대세로 인정받고 있다. 교계 내부적으로도 그렇지만 비기독교인들도 교회의 활기찬 생동감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온·오프라인을 망라해 세계로금란교회의 성공사례를 배우려는 손길과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곳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으로 여기는 이들의 움직임이다.


교회도 그렇지만 주성민(사진) 담임목사도 큰 화제의 대상이다. 소속 감리교단은 물론 교파를 초월해 교회부흥과 교회성장의 아이콘이 돼 있는 주 목사의 목회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고 있다. 그 바람에 주 목사는 요즘 한국교회에서 가장 바쁜 목회자 중의 한 명으로 꼽힌다.

세계로금란교회는 2004년 12월 4일 고양시 장항동 상가건물 7층에서 개척예배를 드리면서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그 이전에 주 목사 사택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100일 기도를 이어가는 준비과정을 거친 뒤였다.

당시만 해도 일산신도시에서의 교회개척은 누가 봐도 무리수였다. 신도시 조성 16년차에 수많은 교회가 몰린 곳이다 보니 당연히 불리한 조건이었다. 실제로 주위의 만류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게 기우였다는 건 금방 드러났다. 교회 개척 직후부터 교인수가 늘어나기 시작해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개척 2년8개월 만에 3300명으로, 개척 7년6개월 만에 8000명 이상으로 부흥했다.

상가건물 7층의 교회는 두 차례 확장공사에도 자리가 좁았다. 어쩔 수 없이 성전 건축을 위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성전부지 계약 전이었지만 하나님께서 주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영하 20도가 넘는 추운 겨울에도,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새벽 4시까지도 성전 부지를 돌며 기도했다.

세계로금란교회 전경.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성전 건축헌금 130억원을 작정한 성도는 1원도 헌금하지 않은 채 교회를 떠나갔고 교회재정은 성전부지 구매조차 버거웠다. 그럼에도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능력을 믿고 온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가는 일”이라 선포하고 남아 있던 교회재정 4억8000만 원을 전부 미자립교회 선교비로 섬겼다.

성도들은 전도와 기도에 목숨을 걸었으며 직접 나가 오병이어를 준비했다. 길거리에 나가 냉커피와 옥수수, 파인애플 같은 작은 먹거리를 팔았다. 일당 6만 원짜리 철야작업을 하고 바로 직장으로 출근하는 이들도 있었다.

2011년 8월부터 연말까지 몸으로 뛰어 오병이어를 준비한 청년들은 10억에 가까운 성전 건축헌금을 하나님께 드릴 수 있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된 성전부지 땅밟기 기도회는 파주신도시에 종교부지 3000평 이상을 매입해 2010년 10월 1500석의 1차 성전건축을, 2011년 12월 2500석의 2차 성전건축을 하고는 입당했다. 2017년 6월에는 교육관 빌딩도 매입했다.

주성민 목사의 어머니는 돌아가시기 전 백혈병으로 힘든 투병 기간 동안 미음도 못 드실 정도로 쇠약해져 있으셨지만 매일 새벽 3시에 꼭 일어나 간이침대에 누워 자는 아들 주목사의 손을 붙잡고 울며 기도드리셨다. ‘하나님 제 아들 성민이를 하나님께 맡깁니다. 진실한 주의 종으로, 세계적인 주의 종으로, 세계적인 부흥강사로 꼭 쓰임 받게 해주옵소서.’

현재 주목사는 4년간 집회 일정이 마감될 정도로 국내뿐 아니라 세계 곳곳으로 부흥강사로 쓰임 받고 있다. 그는 오늘 집회를 하다 인생의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뛴다고 했다. 그는 사도 바울의 말처럼 오직 주님, 오직 천국의 상급을 바라보며, 마귀한테 마음 뺏기지 않고, 속사람이 변화돼 지치지 않는 신앙을 가질 것을 선포하며 나아가고 있다.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행 20:24)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