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순매도 행진이 16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외국인이 팔아치운 국내 주식은 3조5000억원에 달한다. 2015년 12월부터 다음 해 1월까지 이어진 22거래일 연속 순매도 이후 3년10개월 만에 가장 긴 ‘팔자 행렬’이다.
코스피지수는 28일 전 거래일(2127.85)보다 9.25포인트(0.43%) 내린 2118.60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1291억원을 팔아치웠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846억원, 282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전날 미국 증시가 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인권법 제정안에 최종 서명하고 중국 외교부가 강하게 반발하자 투자심리는 차갑게 식었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647.39)보다 7.21포인트(1.11%) 하락한 640.18에 마감했다. 개인이 820억원을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62억원, 36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8원 오른 달러당 117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는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27일까지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셀트리온, KT&G, 현대차, 삼성전자우, SK이노베이션, 네이버 등의 순이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 기간에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와 셀트리온에 대한 순매도 금액도 각각 3475억원, 2096억원을 기록했다.
외국인 순매도 행진의 주요 원인으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의 리밸런싱(비중 변경)이 거론된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A주가 MSCI 신흥국지수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코스피 주식 매물이 출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인 수급이 달라질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물시장에서와 달리 외국인은 28일 선물시장에서 119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6일 MSCI 리밸런싱 완료 이후 현물과 선물 수급을 고려하면 향후 외국인의 투자심리는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