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S 회장 “주한미군은 용병이 아니다… 한국 방위비 분담금 10억 달러는 적정”

입력 2019-11-28 04:03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존 햄리(사진) 회장이 현재 한국이 부담하는 방위비 분담금 10억 달러(약 1조1800억원)가 적정 수준이라는 의견을 내놨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7일 보도했다. 햄리 회장은 주한미군 주둔이 미국의 국익을 위한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증액 요구가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햄리 회장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수준의 방위비 분담이 적정한가’라는 질문에 “한국이 미국에 무언가를 빚지고 있다는 전제로 시작해선 안 된다. 미국은 자신의 국익을 위해 미군을 (한반도에) 주둔토록 한 것”이라며 “얼마의 금액이 적정한지는 모르겠으나 한국은 현재 약 10억 달러를 분담하고 있다. 괜찮은 금액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햄리 소장은 “나는 주한미군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굉장히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주한미군은 돈을 받고 한국을 지키는 용병이 아니다”며 “미국 군대의 목적은 미국을 지키는 것이고 아시아에서 미국과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과 파트너를 보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은 중국, 북한, 러시아로부터 한국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햄리 회장이 언급한 10억 달러는 올해 초 타결된 제10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한·미 양국은 한국이 10억 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1조389억원을 부담토록 합의한 바 있다. 10차 협정의 유효기간은 올해 말까지로 설정돼 있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내년부터 적용될 11차 협정 체결을 위해 지난 9월부터 협상에 들어갔지만 미국의 과도한 인상 요구 때문에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햄리 회장은 ‘돈을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관이 한·미동맹 약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햄리 회장은 “(한국이) 분담금을 더 낼 수 있다면 환영한다”면서도 “하지만 한국이 최소한으로 내야 할 금액은 없다는 게 분명하다. 미국이 파병을 요청했을 때 한국은 항상 군대를 보냈다”고 말했다.

햄리 회장은 연말까지 북·미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북한이 전략적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앞으로 2~3개월 안에 북한이 굉장히 도발적인 행동을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과 핵실험을 (아직) 하지는 않고 있지만 가능한 일이라 본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