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한 아파트에서 층간 소음으로 추정되는 문제 때문에 이웃에게 상해를 입히고 자신은 투신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층간 소음 보복을 위해 이른바 ‘층간소음 스피커’까지 팔리는 실정이다.
이처럼 층간 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 다툼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의 한 아파트 주민들은 벽보를 통해 불편함을 전달하고 서로 양보하며 화합하는 모습으로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라인 현관에 호수를 특정하지 않고 소음과 관련한 민원 내용을 벽보로 게시한다. 그러면 해당 세대에서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답글을 쓴다(사진).
한 주민은 이웃의 피아노 소리에 불편을 느껴 “죄송한 말씀이지만 피아노 치시는 분은 밤 10시 이후나 주말 아침에는 좀 삼가길 바라겠습니다”라고 벽보를 붙였다. 그러자 “피아노 소음으로 폐를 끼쳐 대단히 죄송합니다. 말씀해주신 시간대를 피하는 등 향후 최대한 조심하겠으니 다른 시간대에는 조금 들리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양해 부탁드립니다”는 답글 벽보가 붙었다.
소음 문제를 다툼이 아닌 이해와 배려로 해결하려는 노력이다. 해당 아파트의 경비원은 “아파트 주민들 간 인사도 잘하고, 서로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주의를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은 “이웃 간에 조금씩 더 이해와 배려한다면 더 좋은 거주 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2012년 8795건 접수된 층간소음 관련 상담이 2018년에는 2만8231건이 접수돼 6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