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내년 한국 경제 회복 가늠하기 쉽지 않다”

입력 2019-11-27 04:06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연구기관장 및 투자은행 전문가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에 세계 경기가 회복된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은 최대 2.4%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 잠재 위험은 여전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경제 회복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홍 부총리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구기관장, 투자은행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열고 “내년 우리 경제가 올해보다 나아지리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중국의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한국은 2.3%로 올해(2.0%)보다 개선될 것으로 추산했다”고 밝혔다.

주요 경제연구기관과 국제기구에서 내놓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8~2.3% 사이를 오간다. 홍 부총리는 “대내외 여건 불확실성, 잠재적 리스크 요인을 감안하면 내년 경제 회복의 정도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올해 경제 상황도 진단했다. 그는 “대외여건 악화와 불확실성 확대로 요약할 수 있다.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했고 글로벌 반도체 업황 부진이 심화하면서 하강의 골이 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고용과 분배 측면에서 뚜렷한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홍 부총리는 “내년 경제정책 방향을 검토해 나가면서 정책의 방향성 제시는 물론 구체화에 초점을 부여하겠다”며 “성장률 보강·회복에서 나아가 중기적으로 잠재성장률 경로 자체를 끌어올리는 구조적 토대 구축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영국계 투자운용사인 슈로더투신운용도 내년 세계 경기 회복에 방점을 찍었다. 키스 웨이드 슈로더투신운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2020년 글로벌 경제 및 시장 전망’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경기가 회복 징후를 나타내고 있고, 주식과 채권 시장도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최근 호조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과 관련해서는 ‘2.2~2.4%’라는 숫자를 제시했다. 그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을 받아온 만큼 내년에 무역분쟁이 완화하면 경제 상황도 나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한국 정부의 재정 부양책이 성장률에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웨이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분쟁이 ‘휴전’에 들어간다는 예측도 내놓았다. 그는 “내년 가을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황을 고려하면 조만간 휴전에 들어갈 것”이라며 “1단계 협상이 타결될 것이며, 이는 극적 변화는 아니더라도 세계 경제가 반등할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