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3국과 국방협력·교역 확대… ‘신남방정책’ 가속도

입력 2019-11-26 04:03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환영 만찬을 열고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 부인 나라펀 짠오차 여사,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와 응우옌투 여사, 이리아나 조코 위도도 여사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뒷줄 왼쪽부터 프락 속혼 캄보디아 부총리,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호 칭 여사,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시엘리토 아반세냐 여사,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와 시티 하스마흐 여사,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와 날리 시술릿 여사. 부산=서영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공식 개막한 한 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정상과 릴레이 정상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방탄소년단(BTS)의 프로듀서인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등이 참석한 문화혁신포럼에도 참석하고, 각국 정상 부부를 초청한 환영만찬도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한 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첫날인 이날 오전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문 대통령은 쁘라윳 총리와의 회담에서 “태국은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신남방정책의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며 “국방과 방산, 물 관리, 과학기술, 인프라,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로 양국 간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태국은 올해 아세안 의장국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 들어 지난 9월과 이달 초, 두 차례 태국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회담했다. 두 정상은 한 인도네시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협상이 최종 타결된 것을 환영하고, 2022년까지 양국 교역액 300억 달러 목표 달성을 위한 협력 확대에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동남아 국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인도네시아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며 “CEPA 협정의 최종 타결로 양국 교역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향해 “우리 존경하는 형님”이라고 친근감을 나타내면서 양국 경제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회담했다. 문 대통령은 필리핀이 6·25전쟁 참전으로 맺어진 혈맹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군 현대화 등 필리핀의 국방·방산 관련 사업에 한국이 기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부대 행사에도 참석했다. 한 아세안 문화혁신포럼에서 문 대통령은 “아세안과 한국이 만나면 아세안의 문화는 곧 세계문화가 될 수 있다”며 “‘K컬처’에서 ‘아세안컬처’로 세계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고 제안했다. 포럼 강연자에 나온 방시혁 대표는 통신기술 발달을 언급하면서 “방탄소년단을 유튜브 시대의 비틀스, 주변부의 영웅으로 만들어냈다. 거꾸로 말하면 방탄소년단의 성공이 유튜브 기술의 존재 가치와 파급력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대표도 강연에서 한류 콘텐츠가 뛰어난 스토리텔링 역량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가 25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환영 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선(왼쪽 사진)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도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한·아세안 환영만찬을 열고 정상들과 친교를 나눴다. 만찬에는 아세안 회원국 정상 내외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300명이 참석했다. 만찬 메뉴는 한국의 산, 바다, 평야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활용해 ‘평화 동행 번영 화합’이라는 주제를 담은 4개의 코스 요리로 준비됐다. 특히 한국과 아세안 10개국의 쌀을 섞어 만든 떡을 후식으로 준비해 ‘다양성 속의 통일’을 표현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 내외가 각국 정상을 맞이한 만찬 영접 장소에는 한국 전통과 첨단 5G 기술이 융합된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 홀로그램이 설치됐다. 또 리셉션장에는 문 대통령과 10개국 정상이 추천한 도서를 전시한 ‘정상 서재’가 마련됐다.

부산=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