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환경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유통가에도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이마트 경영진을 교체한 데 이어 현대백화점그룹도 경영진 교체를 단행했다. 새 경영진에는 눈앞으로 다가온 신사업 전략 성공의 과제가 맡겨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겸 현대백화점 대표이사가 물러난다고 25일 밝혔다. 이 부회장은 1956년생으로 35년간 현대백화점에서만 근무한 ‘현대맨’이다. 최근 6년간 현대백화점을 이끌었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중심 유통환경 속에서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 왔다.
현대백화점은 새 대표이사로 김형종(사진) 한섬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1960년생인 김 신임 대표이사는 현대백화점그룹 패션 계열사인 한섬을 7년간 이끌었다. 그의 임기 동안 한섬은 매출을 1조3000억원으로 4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지난해에는 불황 속에서도 영업이익만 92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2020년 1월 1일자로 실시될 이번 인사에서 한섬 대표에는 김민덕 한섬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을 승진·발탁하기로 했다. 현대리바트 대표도 윤기철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 부사장으로 교체된다. 1960년생인 김 신임 대표를 비롯해 한섬, 현대리바트 대표가 모두 1960년대생이라 세대교체의 의미가 크다.
현대백화점 사장단 인사는 유통환경이 급변하며 신규 사업과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치러졌다. 이커머스 업체의 공세 속에 부진을 겪던 전통 오프라인 업체들이 신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세대교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상반기 실적 부진을 겪었던 이마트도 예년보다 두 달 정도 이른 지난달 정기인사를 단행해 대표이사 등 임원 11명을 교체했다.
김 신임대표의 당면과제는 현대백화점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신규사업인 면세점 사업 정착이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동대문 두타면세점에 2호점을 열기 위해 시내면세점 입찰에 참여했다. 내년 6월과 11월에 잇달아 문을 여는 프리미엄아울렛 사업도 중요하다. 2021년 1월에는 여의도 파크원도 개점한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