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가던 50대 부부에 흉기 휘두르고 투신

입력 2019-11-25 04:04

아파트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겪던 아랫집 주민이 윗집 50대 부부에게 흉기를 휘둘러 크게 다치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은 부부는 일요일 아침 예배를 보기 위해 교회로 가던 길이었다.

24일 오전 8시45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의 한 아파트 1층에서 18층에 사는 A씨(48)가 바로 위층에 사는 B씨(59)와 C씨(58) 부부의 얼굴과 등에 흉기를 휘둘렀다. 이어 A씨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신의 집으로 올라간 뒤 베란다를 통해 아래로 뛰어내렸다.

경찰은 공격당한 뒤 황급히 아파트 현관 밖으로 나오는 피해자들을 목격한 다른 주민 신고를 받고 119구급대와 함께 10여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피해자들은 구급대원들의 응급처치를 받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A씨는 구급대원들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씨 부부는 이날 아침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서 층간소음 문제로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A씨는 평소에도 바로 위층에 사는 피해자 부부와 층간소음 때문에 심한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윗집에 찾아가 항의하기도 하고 서로 심한 말다툼을 벌인 적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단 경찰은 A씨가 층간소음 문제로 자주 다퉜던 B씨 부부를 공격하기 위해 흉기를 미리 준비했다가 엘리베이터에서 만나자 공격했을 것으로 보고, 아파트 CCTV 영상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경찰은 A씨의 정신질환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정신질환을 앓는 경우 위층에서 소음이 발생하지 않아도 환청 때문에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것처럼 착각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말했다.

고양=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