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올 한국 성장률 전망치 2.0%로 또 낮춰

입력 2019-11-22 04:07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9월 중간 경제전망에서 내놓은 경제성장률 전망치(2.1%)보다 0.1% 포인트를 낮췄다. 수출과 투자, 소비, 물가 모두 부정적이라고 내다봤다.

OECD는 21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0%, 내년과 내후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3%로 추정했다. 지난 5월만 해도 2.4%로 예측했던 올해 경제성장률이 6개월 만에 0.4% 포인트나 추락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 영향이 컸다. 미·중 무역갈등이 불러 온 불확실성이 전반적으로 세계 경기를 끌어내렸다는 평가다. 지난해만 해도 3.5%였던 세계 경제성장률은 올해 들어 뚝 떨어지고 있다.

OECD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9%에 그칠 것으로 관측했다. 수출 중심의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 경제의 특성상 직격타를 맞을 수밖에 없다. 한국의 수출액 중 비중이 가장 큰 반도체 가격이 올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악재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한국 수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투자 둔화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OECD는 주택시장 상황을 콕 집었다. 신규 주택 수요가 둔화한 데다 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주택 투자가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소비심리가 약화된 것도 경기를 끌어내리는 데 한 몫을 했다. 민간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0%로 3개월 연속 0% 이하를 기록했다.

그러나 악재만 있는 건 아니다. OECD는 실업률이 감소세라는 점을 긍정적 지표로 평가했다. 공공일자리 창출로 실업률이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을 높이 평가하는 한편 추가적인 통화 완화정책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과 9월에 이어 2.3%로 유지한 점 역시 좋은 신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기자 간담회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이 2.2~2.3% 이상 달성되도록 정책을 발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