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프로축구 K리그1은 이제 두 번의 승부만을 남겨두고 있다. 챔피언은 앞으로 2경기 안에 결정된다. 환호성은 당장 돌아오는 주말에 울려 퍼질 수 있다. 오는 23일 울산 종합운동장에서 37라운드로 펼쳐지는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현대가 더비’에서다. 올해 마지막 해외 원정을 끝내고 국내로 돌아온 ‘벤투호’의 K리거들이 적으로 만날 ‘외나무다리’ 승부다.
시즌 내내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친 울산과 전북의 승부는 결승전과 다르지 않다. 유리한 쪽은 리그 선두 울산이다. 울산은 중간 전적 23승 9무 4패(승점 78)를 기록해 전북(승점 75)을 승점 3점 차이로 앞지르고 있다. 전북을 이기면 승점차를 6점으로 벌려 우승을 확정한다. 전북은 승리해야 울산과 승점이 같아진다. 전북이 승리하거나 비기면, 우승자는 최종 38라운드에서 결정된다.
울산과 전북은 국가대표를 가장 많이 보유한 팀이다. 울산은 수문장 김승규와 왼쪽 풀백 박주호, 전북은 센터백 권경원과 좌우 풀백 김진수·이용이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차출돼 국제축구연맹(FIFA) 11월 A매치 데이 일정을 소화했다.
이들은 각자의 소속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울산의 김승규는 대표팀의 지난 14일 레바논 원정(0대 0 무승부)에서 상대의 날카로운 중거리 슛을 수차례 방어했다. 그의 장거리 골킥은 울산에서 김인성·황일수 등 발 빠른 윙어들에게 곧바로 연결되는 공격 옵션으로도 활용된다. 전북의 김진수는 지난 19일 브라질전(0대 3 패)에서 얼리 크로스와 날카로운 슛을 앞세워 한국의 왼쪽 진영에 힘을 불어넣었다.
두 팀의 올 시즌 상대전적은 1승 1무 1패로 팽팽하다. 울산은 지난 5월 홈경기에서 2대 1로 승리한 뒤 7월 원정에서 1대 1로 비겨 좋은 흐름을 탔다. 전북은 8월에 이뤄진 울산과 홈경기에서 3대 0으로 완승해 설욕했다.
이제 네 번째 승부는 울산의 홈경기로 치러진다. 울산은 올 시즌 홈에서 13승 3무 1패를 거뒀다. 지난주 경남 통영 전지훈련에서 팀 분위기도 끌어 올렸다. 박주호, 김승규와 더불어 시즌 13골 8도움을 기록한 ‘키플레이어’ 김보경이 전북전을 앞두고 기량을 점검했다.
전북은 최근 5년간 4회 우승을 차지한 ‘명가’다. 올 시즌 원정 전적이 10승 6무 1패로 준수하다. 다만 36라운드에서 퇴장을 당한 에이스 문선민의 울산전 결장은 악재가 될 수 있다. 올 시즌 10골 10도움을 올린 문선민은 지난 10월 ‘이달의 선수’를 수상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다.
FC서울(승점 55)은 같은 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을 노린다. 포항 스틸러스에 승리하면, 4위 대구FC(승점 51)와 5위 강원FC(승점 50)의 추격을 뿌리치고 챔피언스리그 진출의 하한선인 3위를 확정할 수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