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서 연립정부 구성 시도가 또다시 실패로 끝났다. 지난 9월 총선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 이어 제1야당 청백당의 베니 간츠 대표도 연정을 꾸리지 못하면서 또다시 총선이 실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이스라엘에서는 1년 사이에 총선이 세 차례나 실시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은 간츠 청백당 대표가 연정 구성 시한을 몇 시간 앞두고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에게 연정 구성 권한을 반납했다고 전했다. 간츠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구성에 실패한 직후인 지난달 23일 리블린 대통령으로부터 연정 구성권을 부여받은 뒤 협상을 벌여 왔지만 마감 시한인 20일 밤 12시까지 의회 과반(60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지난 총선에서 청백당은 33석을 확보했고 리쿠드당은 1석 적은 32석을 얻었다. 리쿠드당을 포함한 보수 진영은 모두 55석, 청백당은 아랍계 정당까지 포함해 54석을 확보했지만 두 정당 모두 연정을 성공시키려면 8석을 얻은 ‘이스라엘 베이테누(이스라엘은 우리 집)’의 도움이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극우 정당인 ‘이스라엘 베이테누’를 이끄는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장관이 연정 참여 조건으로 리쿠드당과 청백당 모두의 참여를 요구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간츠 대표와 네타냐후 총리는 19일 밤 만나 담판을 벌였지만, 연정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하레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간츠 대표와 총리직을 번갈아 맡는 식으로 ‘대연정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청백당은 부패 혐의로 검찰 기소 위기에 있는 네타냐후 총리가 있는 한 리쿠드당과는 손잡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이스라엘 의회는 앞으로 21일 동안 의원 과반의 지지를 받는 총리 후보를 논의할 예정인데 주요 후보들의 입장 변화가 없으면 내년 3월 전에 또 한 차례 총선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 현지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의회에서 보수 진영이 우세하기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가 간츠 대표보다 다시 총리직 기회를 잡을 개연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