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소음 깔끔히 제거… ‘듣지 않을 자유’ 허락

입력 2019-11-24 22:00

애플이 새로 내놓은 무선 이어폰 ‘에어팟 프로’의 핵심 기능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다. 주변 소음을 제거해 줘 듣고 싶은 소리만 잘 들리게 해주는 기능으로 아직 대중화하지 않아 생소한 면이 있다. 에어팟 프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듣지 않을 자유’를 허락하는 기기다. 며칠간 에어팟 프로를 쓰고 나니 노이즈 캔슬링이 없는 이어폰을 쓸 수 있을까 하는 마음마저 들었다.

에어팟 프로를 착용하고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을 활성화하면 귓속에 압력이 살짝 올라오는 느낌이 든다. 그러면서 주변에 시끄럽던 각종 소음이 아득하게 멀어지는 걸 경험하게 된다. 바로 앞에서 들리던 소리가 10m 거리에서 들리는 것처럼 희미해진다. 아주 멀리서 들리는 것처럼 소리가 작아지기 때문에 주변 소음을 피하고 싶을 때는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의 원리는 에어팟 프로에 있는 마이크가 밖에서 들리는 소리를 감지하면 이를 상쇄하는 ‘안티 노이즈’를 발생시켜 소리가 귀에 닿기 전에 없애는 것이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이나 버스를 탔을 때 소음이 무시할 수 있는 수준까지 없어져 듣고 싶은 음악만 들을 수 있었다. 노이즈 캔슬링이 없는 이어폰은 시끄러운 곳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볼륨을 크게 해야 하는 데다 소음과 음악이 함께 들려 장기적으로 청력에도 좋지 않은데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으면 청력 보호에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건 위험할 수도 있다. 자동차, 자전거 등이 다가올 때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에어팟 프로는 사용자가 필요할 때 외부음을 차단하거나 허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에어팟 프로 끝부분을 길게 누르면 ‘주변음 허용’ 모드가 활성화돼 외부의 소리를 그대로 들을 수 있다. 다시 길게 누르면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모드가 실행된다. 아이폰 사용자는 제어창을 통해 폰에서도 두 가지 모드를 실행시킬 수 있다.

에어팟 프로는 기본적으로 블루투스를 통해 무선으로 연결된다. 즉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도 연동해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결해보니 무리 없이 잘 사용할 수 있었다. 노이즈 캔슬링 모드 전환도 끝부분을 길게 누르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용 편의성을 고려하면 에어팟 프로는 아이폰과 연결할 때 호흡이 더 잘 맞는다는 느낌이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