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늙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퇴행성신경질환은 노인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데, 그중에서도 ‘파킨슨증’은 종류도 다양하고 추후 치매로 이어지기 때문에 조기 발견 및 치료가 요구되지만 질환에 대한 이해도는 낮은 실정이다.
권도영(사진)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많은 이들이 ‘파킨슨증’을 간과하고 ‘파킨슨병’에 집중하고 있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파킨슨증은 몸 느려짐과 떨림 혹은 경직 등 증상이 있을 때를 말하는데, 노화·약물복용 등 많은 이유로 발생할 수 있다. ‘손 떨림’이 가장 큰 특징인 파킨슨병은 도파민 부족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파킨슨증의 한 종류다. 권 교수는 “파킨슨증이 있어도 나이가 들어서 그러려니 하거나 허리가 아파서, 어깨가 무거우니 동작이 굼뜬가 보다 하고 놓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손이 떨릴 때만 질환을 의심하고 병원에 오는데, 실제 환자의 70%만 손을 떠는 정도”라며 “파킨슨병의 경우 60세 이상 유병률이 1.5~2%로 보고되고 있지만, 파킨슨증 환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파킨슨증이 진행될수록 환자와 보호자의 부담이 치매 이상으로 커지고, 파킨슨병보다 예후가 좋지 않은 비전형파킨슨증, 약물(소화제, 항정신병약)과 같은 이차적 원인들에 의한 파킨슨증 등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전문가에 의한 진단율과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권 교수는 파킨슨증 환자들에게 조기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비운동증상을 토대로 단순 노화와 질환을 감별할 수 있는 조합을 찾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를 조기 진단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연구는 한 병리학자가 제시한 가설 ‘브락의 단계’(Braak staging)를 활용한다. 파킨슨증 환자는 질환 발현 전 자율신경증상(변비)-후각기능저하-정동장애(우울증상)-렘수면행동장애(수면 중 꿈을 꾸면서 소리를 지르거나 팔을 휘젓는 등의 증상)등의 비운동 증상을 많이 동반하는데 뇌의 퇴행이 점차 진행되면서 결국 파킨슨증, 치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4가지 증상은 정상 노화에서도 높은 확률로 동반되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감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외에도 센서로 얼굴표정 변화를 감지하는 기술 개발, 피검사나 MRI 검사로 질환을 확인할 수 있도록 바이오마커에 대한 연구, 인공지능을 활용해 넘어짐·걸음걸이·자세불안정 정도를 수치화 한 위험예측모델 개발 등을 공학자들과 함께 융합연구로 진행하고 있다.
권 교수는 “파킨슨증은 치매처럼 가족 전체의 삶의 질에 영향을 많이 끼치는 질환이다. 조기에 진단해 치료해야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관련된 연구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질환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아직 저조하다.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유수인 쿠키뉴스 기자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