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엘시티, 이번엔 부실시공 논란… 입주예정자들 “이대로는 못들어 간다”

입력 2019-11-21 04:01
해운대 엘시티. 연합뉴스

국내 최고층(101층) 아파트인 부산 엘시티가 부실시공으로 하자 논란에 휩싸였다. 다음달 초 입주를 통보받은 입주예정자들은 “이 상태론 절대 못 들어간다”며 길거리 집회에 나서는 등 진통이 예상된다.

20일 해운대 ‘엘시티’(시공사 포스코건설·882가구)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에 따르면 공사를 마친 아파트가 준공허가에 못 미치는 허술한 시공으로 곳곳에서 하자가 발견됐다. 하자가 많이 발생한 집의 경우 400여 건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감독관청과 외부 감리업체, 시공사 등이 참여하는 공동 검사를 진행한 뒤 적절한 보강 공사를 요구했다.

시행사인 엘시티PFV는 지난달 19~21일 입주자 사전점검을 진행했다. 입주예정자 수십여 가구는 이 기간에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점검을 진행했다. 전문업체가 진행한 결과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의 각 세대에선 ‘욕실 및 세탁실 물 빠짐’ ‘중문 미시공’ ‘각종 타일 균열’ ‘발코니 천장 미시공’ ‘창문 틈 벌어짐’ ‘천장 및 벽지 오염’ 등 크고 작은 문제가 포착됐다.

입주예정자협의회 측은 통유리로 된 커튼월(외벽)의 틈이 벌어져 바람 소리는 물론이고 웃바람이 많이 들어온다며 동영상도 공개했다. 또 욕조·화장실 구배(경사도) 불량 등 몇몇 하자는 재시공에 준하는 공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협의회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입주예정자협의회는 2차 점검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입주자 사전점검 때 통상 같이 진행하는 지하주차장 복도 비상계단 등 공용부에 대한 점검은 빠졌던 만큼 이 부분을 포함한 점검을 요구하고 있다. 협의회측은 보강공사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엘시티PFV 측이 추진하는 동별 사용허가는 물론이고 준공허가를 내줘서는 절대 안 된다며 해운대구청과 엘시티 건물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한 입주예정자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입주 전 사전점검에서 100건이 넘는 하자를 실제로 보고 나니 어처구니가 없었다”며 “설렘이 배신감으로 변했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시행사측은 “사전점검에서 나온 하자는 평균 28건”이라며 “준공 이후에도 6개월간 하자 보수 전담팀이 상주하고, 법적 하자보수 기간에도 계속 보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계약 그대로의 품질과 분양 당시 모델하우스에서 벗어난 것 없도록 포스코 건설이 책임 시공했다”면서 “80여가구가 계획한 날짜에 입주하겠다고 해 입주 시기를 바꾸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