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핵심 사업 외 돈 안되면 버릴 것”… 구조조정?

입력 2019-11-21 04:10

조원태(사진) 한진그룹 회장은 “이익이 안 나면 버려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중심의 항공산업 주력 방침과 더불어 사업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 회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래사업 구상에 관한 질문에 “항공운송과 관련된 사업 외에는 관심이 별로 없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있는 것을 지키기도 어려운 (경영) 환경”이라며 “대한항공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으면 전체적으로 거꾸로 정리할 것은 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항공운송과 제작, 여행업, 호텔 등을 핵심 사업으로 꼽으면서 “딱히 생각해본 것은 없지만 이익이 안 나면 버려야죠”라고 언급해 핵심 이외 사업에 대해선 크게 애착을 갖고 있지 않음을 내비쳤다. 조 회장 발언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흔히 생각하는 인력 구조조정 그런 게 아니라 사업 원가구조 개선 등과 같은 사업비용 개선의 의미”라고 부연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의 실적 턴어라운드 시점을 두고 “내후년 초나 돼야 가능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국내 항공시장의 개선점을 두고는 “대한민국에 항공사가 9개라는 것은 (시장 규모에 비춰볼 때) 말이 안 된다”며 업계 전반의 재편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룹의 소명이라고 할 수 있는 운송물류업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한 것과 맞물려 부침을 겪고 있는 항공업이 안정을 찾게 될 경우 사업부문 전반에 대한 재검토 가능성은 열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등을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 회장을 비롯한 3남매가 법정 상속 비율인 1.5대 1대 1로 나눠 상속한 데 대해선 “가족 간 협력을 안 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가족 간 협력 구조가 굳건함을 강조한 셈이다. 경영권 방어 부분에 대해서도 “(조 전 회장 시절과 최대주주) 지분은 같다”며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쉽게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