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하는 여호와

입력 2019-11-21 00:03

신유는 성경적 근거와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도 신유는 지금도 계속되는 하나님의 은혜 역사다. 신유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신 종말의 메시아이심을 증명해 주는 것이며,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 얻은 성도들이 이미 이 세상에 임한 하나님의 나라를 미리 누리는 일이다.

그런데 이 신유의 은혜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이 있다. 하나님과의 온전한 연합이다. 이는 하나님께서 태초에 사람을 지으실 때부터 목적하셨던 바이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셨다. 그 지으심의 목적은 사람이 하나님과 연합해 영생을 누리는 것이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고 타락한 후에도 사람을 향하신 하나님의 본래 목적은 달라지지 않았다. 사람에게 주어진 궁극적 사명은 하나님과의 연합이다. 그런 점에서 타락 후 임하게 된 육신의 질병은 하나님을 떠난 사람이 하나님을 찾게 되는 중대한 이유가 됐고, 구원을 얻은 후에는 더욱 온전히 하나님과 연합하게 되는 성화의 방편이 됐다.

하나님께서는 출애굽기 15장 26절에서 “나는 너희를 치료하는 여호와”라고 계시하셨다. 이 하나님의 자기 계시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인도하실지 보여주신다. 본문의 배경은 이스라엘 자손이 홍해를 건넌 직후의 상황이었다. 홍해를 건넘으로써 이스라엘 자손은 세례를 받고 구원을 얻은 하나님의 백성이 됐다. 이제 그들은 구름 기둥의 인도를 받고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그러나 그 전에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었다.

광야는 물이 없는 곳이요 양식을 얻을 수 없는 곳이다.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다. 그런데 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자손을 광야로 인도해 들이신 것일까. 오직 하나님만을 믿고 의지하게 하심으로써 하나님과 온전히 연합된 자들이 되게 하시기 위해서였다.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 하나님의 뜻을 펼치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하나님과 연합한 자들이 돼야 한다.

광야 40년의 여정 동안 이스라엘 자손 가운데 목이 말라 죽은 자들은 없었다. 양식이 없어서 굶어 죽은 자들도 없었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필요한 물과 양식을 공급해 주셨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전능하시기에 그 모든 일을 감당하시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으셨다. 관건은 이스라엘 자손이 전능하신 하나님을 얼마나 온전히 믿느냐에 달려있었다. 한마디로 말해, 광야 40년의 기간은 이스라엘 자손이 하나님을 전심으로 믿고 연합하기 위한, 생명을 담보로 한 훈련의 기간이요 시험의 기간이었다.

그 훈련과 시험의 첫 과정이 마라에서 있었다. 마라는 홍해를 건넌 이스라엘 백성이 물을 얻기 위해 도착한 곳이었다. 그런데 마라의 물은 쓴 물이어서 마실 수 없었다. 이스라엘 자손의 낙심과 절망을 능히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을 믿고 나가면 좋은 일만 있을 줄 알았는데 쓴 물을 만난 것이다. 꼼짝없이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스라엘 자손의 입에서는 모세를 향한 거친 원망의 말이 쏟아져 나왔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물을 주실 것을 믿지 못했다. 그때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한 나무를 지시하셨다. 모세가 그 나무를 물에 던지니 물이 달아졌고 이스라엘 자손은 그 물을 마실 수 있었다. 그 사건 직후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자손을 위해 법도와 율례를 정하시고 그들을 시험하셨다.

“이르시되 너희가 너희 하나님 나 여호와의 말을 들어 순종하고 내가 보기에 의를 행하며 내 계명에 귀를 기울이며 내 모든 규례를 지키면 내가 애굽 사람에게 내린 모든 질병 중 하나도 너희에게 내리지 아니하리니 나는 너희를 치료하는 여호와임이라.”(출 15:26)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자손에게 주신 말씀은 여호와 하나님을 온전히 믿는 자가 되라는 것이었다. 애굽 사람에게 임한 모든 질병은 그들이 이스라엘 자손을 내보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서도 순종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나님을 믿지 않았으니 순종하지 않은 것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사람처럼 불순종하는 자들이 되기를 원치 않으셨다. 하나님을 온전히 믿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자가 돼서 하나님께 연합한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를 원하신 것이다. 쓴 물이 변하여 단물이 된 사건을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광야의 여정 동안 그들을 어떻게 인도하실 것인지를 보여주셨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 하나님을 전심으로 믿고 의지하는 것이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하나님은 이스라엘 자손의 불신앙을 치료하셔서 하나님을 온전히 믿고 연합하는 자가 되게 하실 것이었다. 그리고 이스라엘 자손은 건강한 몸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하나님의 백성이 될 것이었다.

신유의 은혜를 단순히 육신의 질병을 고치는 것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신유의 은혜는 언제나 영혼의 잘됨과 함께 가는 것이다. 영혼의 잘됨이란 하나님과의 온전한 연합이다.

오창균 목사<서울 대망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