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지스타는 ‘보는 재미’에 초점을 둔 부대행사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신작 부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한국 게임 시장 상황이 반영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평가도 있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9’가 지난 17일 나흘간의 일정을 매듭지었다. 현장 분위기는 뜨거웠다. 조직위에 따르면 나흘간 진행된 이번 행사를 찾은 방문객 추정치는 24만4309명으로 지난해 23만 5133명 대비 3.9% 증가했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이 같은 흥행은 인기 인플루언서와 유명 프로게이머를 초청한 행사에 인파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인플루언서의 등장은 웬만한 신작 출시 이상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올해 행사 메인 부스를 맡은 슈퍼셀은 자사 대표작 브롤스타즈를 홍보하기 위해 도티(본명 나희선), 테드(임광현) 등 인기 유튜버를 섭외했다. 아프리카TV 역시 인기 방송 자키(BJ)들을 섭외해 스타크래프트,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등 5개 종목의 게임 대회를 진행했다.
부스를 홍보하기 위해 e스포츠팀을 초청하는 경우도 있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팀인 아프리카 프릭스와 드래곤X, 배틀그라운드 프로팀 DPG 다나와가 지스타 현장을 찾아 팬 사인회나 게임 시연회를 진행했다. 은퇴 후 개인방송인으로 전업한 전 프로게이머 이영호, 김택용도 스타크래프트 대결을 펼쳐 관객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15일 현장 간담회 자리에서 “최근 지스타에서 ‘보는 것’이 많이 나오는 흐름”이라면서 “행사에 참가하는 게임사들도 그런 선호를 따라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작이 부족한 건 아쉽지만 꼭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바뀌어가는 과정 같다”고 전했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게임 대회와 인플루언서 방송 콘텐츠를 통해 대리 만족하는 이들의 비중이 높다. 이런 시장 상황이 지스타에 자연스럽게 반영됐다”면서 “앞으로도 시장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방식이 전시회에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산=이다니엘 윤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