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다른 길 후회 없어… e스포츠 업계서 제2 삶”

입력 2019-11-22 08:05
현역 은퇴를 선언힌 프로게이머 정명훈은 20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e스포츠 판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살아있는 전설’ 정명훈(28)이 은퇴를 결심했다. ‘e스포츠 명가’ SK텔레콤 T1에서 임요환, 최연성 등 테란의 계보를 이었던 그는 13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한결같은 열정으로 내달려왔다. 지난해 6월 군 복무를 마친 뒤 프로 복귀를 선언한 것 또한 승부의 세계에 남아 계속 도전하고 싶었던 그의 승부욕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e스포츠 실태 조사’에 따르면 프로게이머 평균 경력은 2.8년이다. 일반적인 사례보다 무려 4배가 넘는 시간을 프로로 활동한 그는 어느덧 20대 후반에 접어들며 은퇴를 생각하게 됐다. 국민일보는 지난 20일 통화를 통해 e스포츠 업계에서 제2의 삶을 꿈꾸고 있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프로 생활을 마치게 됐는데 소감을 한 마디 해달라

“10대부터 프로게이머를 시작해 20대는 선수로만 시간을 보내왔다. 남들과 다른 길을 걸었지만 지나고 보니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굉장히 보람이 있고 뜻깊었던 20대였다. 만족스럽다.”

-오랜 시간 꾸준히 좋은 기량을 보였다.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정명훈은 장인인데

“저는 노력파다. 다른 선수보다 재능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에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한 결과로 어느 정도 성적을 내지 않았나 싶다. 매 게임 최선을 다하다보니 역전승도 많이 해서 기억을 더 해주시는 것 같다.”

-전역 후 오랜 공백을 극복하고 GSL 16강에 오르는 등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공백이 길었기 때문에 그걸 극복하려면 남들보다 2배 이상 많이 노력해야 했다. 그렇게 해서 16강까지는 갔지만 거기에서 연속적으로 탈락하다보니 힘이 빠진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샌드박스 LoL팀에 코치로 합류했다. “샌드박스는 강한 팀이다. 저를 알아봐주시고 영입해 주셔서 감사하다. 오랜 프로게이머 생활을 바탕으로 큰 무대에서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최근 그리 성적이 뛰어나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은퇴한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아쉬워해주고 격려해주셨다.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새롭게 도전하는 일에서도 응원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글·사진=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