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불출마 여파… ‘386 용퇴’ 찬반 양론 불붙는 민주당

입력 2019-11-19 04:04
더불어민주당에 최근 입당한 손금주(오른쪽)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이해찬 대표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이인영 원내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총선 불출마 선언 여파로 18일 하루 종일 술렁거렸다. 특히 386세대 퇴진 문제를 놓고 찬반 양론이 불붙고 있는 모습이다.

민주당에서는 일단 임 전 실장의 불출마 결정이 개인적 결단임을 강조하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386세대 용퇴론’으로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는 발언이 많았다. 퇴진론이 무분별하게 확산될 경우 자칫 경쟁력 있는 386세대나 중진 의원들까지 억지로 밀려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3선의 민병두 의원은 “임 전 실장의 불출마가 386세대의 집단퇴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성급하다”고 했고, 재선의 박범계 의원은 “임 전 실장의 불출마는 표창원, 이철희 의원처럼 당 쇄신을 촉구한 것과는 맥락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당사자들도 퇴진론을 적극 반박했다. 대표적 386세대 정치인으로 꼽히는 우상호 의원은 TBS라디오에 나와 “(386세대가) 무슨 자리를 놓고 정치 기득권화돼 있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약간 모욕감 같은 걸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인 이인영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개인의 거취 문제가 아니라 우리 정치의 가치나 노선, 또 정치 구조를 어떻게 혁신할 것이냐, 이런 차원의 이야기가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76학번이자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의 맏형격인 우원식 의원도 페이스북에 “왜 386세대가 기득권에 매몰됐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옹호 글을 올렸다. 그는 “386세대는 기득권이기에 물러나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쌓은 기량으로 수구 기득권 집단에 맞서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며 “이런 시기에 근거 없이 이들을 기득권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우리 민주개혁 세력을 분열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선 이번 기회에 2000년대부터 정계의 주류를 차지했던 386세대가 물러나고 20대와 30대에게 길을 터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한 초선 의원은 “지난 20년간 386세대 이후의 세대들은 386세대에 가로막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며 “일단 물러나서 새로운 사람들에게 길을 터주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의 다른 관계자도 “386세대가 꼭 불출마는 아니더라도 기존에 쉬운 곳에 있었다면 어려운 지역으로 바꿔 출마하는 식으로 조금이라도 희생하고, 개인보다는 당을 위하는 건설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나래 신재희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