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유통업계, 이번엔 ‘장보기 시장’ 경쟁 치열

입력 2019-11-19 04:05

이커머스·유통 업계가 ‘장보기’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이 대부분 새벽배송 등 빠른 배송 서비스를 장착하면서 ‘배송전쟁’은 장보기 영역으로 확장됐다. 신선식품을 포함해 가공식품 등 대형마트나 슈퍼가 주력해온 시장에 이커머스업계뿐 아니라 배달 업체까지 뛰어들면서 장보기 영역은 이커머스업계 격전지로 떠올랐다.

배달앱 요기요는 롯데마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킴스클럽, 초록마을 등 마트나 슈퍼뿐 아니라 CU, GS25, 미니스톱 등 편의점과도 협업해 장보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18일 밝혔다. 음식점 메뉴 배달 대행을 넘어 마트와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장보는 것까지 요기요 앱을 통해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서비스 초기이다보니 이용 가능한 지역이나 매장이 제한돼 있다.

요기요의 배달 영역 확장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당장 마트와 편의점은 더 많은 소비자를 불러들일 수 있어 이득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만큼 마케팅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자체 쇼핑몰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 플랫폼을 이용하는 게 얼마나 유리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다.

이커머스업계 1위인 쿠팡은 특히 신선식품을 주력으로 공략하는 ‘로켓프레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매일 자정 전까지만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에 배송되는 이 서비스는 신선식품에 특화돼 있다.

신선식품 배송 경쟁은 ‘새벽배송’ ‘당일배송’이 보편화되면서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새벽배송의 매력은 신선식품을 받았을 때 배가된다고 보고 있다. 아침식사 전이나 저녁식사 전처럼 신선식품이 필요한 시간에 맞춰 배송이 이뤄졌을 때 소비자의 만족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배송 경쟁에서 입지를 넓히려면 신선식품에서 강세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SSG.COM이 올 초 본격적으로 새벽배송에 뛰어들면서 시장은 더욱 달궈졌다. 이마트에서 배송돼 오는 신선식품은 품질과 가격 면에서 두루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의 저력이 발휘하기 좋은 분야라는 것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마트가 본격적으로 이커머스에 적응하면 신선식품은 이마트를 따라가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랫동안 양질의 산지를 선점해왔고 비용을 절감하는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신선식품 카테고리에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라고 말했다.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장비와 이를 갖춘 물류센터 등이 필요해 신선식품 서비스를 강화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여기에 경쟁까지 치열하다보니 아예 신선식품 영역에서 발을 뺀 곳도 있다. 티몬은 ‘슈퍼마트’ 서비스를 지난 8월부터 중단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