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 원내대표단 20일 방미… ‘방위비 분담금 결의안’ 채택 불발

입력 2019-11-19 04:06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8일 국회에서 회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방위비 분담금 공정 합의 촉구 결의안 처리를 위해 18일 만났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당초 이들은 원내대표단의 20일 미국 워싱턴 방문에 앞서 19일 중 결의안을 채택할 계획이었지만 여야 간 입장차 때문에 처리가 어렵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만나 민주당이 제안한 ‘한·미 양국의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제11차 방위비 분담금의 공정한 합의 촉구 결의안’ 채택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박정 의원이 지난 14일 대표발의하고 민주당 의원 73명이 참여한 결의안에는 ‘국회는 주한미군의 주둔 경비 부담이라는 원칙에 벗어난 그 어떤 협정에 대해서도 비준을 동의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오 원내대표는 회동 뒤 “19일 본회의는 오후 3시에 하기로 했다”며 “내일모레가 방미라 19일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여야가 국익 차원에서 단일한 목소리를 낼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다만 민주당이 주장하는 결의안 부분은 전략적으로 우리가 미국에 가기 전 어떻게 접근하는 게 맞느냐 하는 측면이 있어 생각은 조금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나 원내대표도 회동에 앞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방위비 분담 문제는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한·미동맹이 왜 거래와 계산의 산물로 전락해버린 것인지 양국 정부가 모두 깊이 성찰해야 한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민주당은 결의안 채택에 부정적인 한국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이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방위비 분담금 문제의 공정한 해결을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이 제출됐지만 한국당의 반대로 채택이 미뤄지고 있다”며 “한국당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바라보지 말고 분명한 입장을 밝혀라. 본회의에서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되도록 한국당의 전향적인 검토와 입장 전환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설훈 최고위원도 “국회는 초당적 협력으로 정부 협상팀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결의안 채택을 통해 국회가 한목소리로 공정한 분담금 협상을 촉구한다면 방미길에 오르는 3당 원내대표단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대표단은 방미를 통해 미국 측에 방위비 분담금의 무리한 인상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지만, 여야 간 미묘한 입장차 때문에 효과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