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역 ‘다자’→ ‘다층’으로 바뀐다

입력 2019-11-18 04:04
다층무역 현황 인포그래픽. 한국무역협회 제공

세계무역기구(WTO)가 오랫동안 지탱해온 ‘다자(multi-lateral)’ 무역체제가 지고, 앞으로는 지역별·분야별 무역협정이 중첩된 ‘다층(multi-layered)’ 무역체제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17일 ‘2019-2020 통상이슈 점검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내다보며 WTO의 위기와 메가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한국-신흥국 간 FTA 체결, 미·중 통상분쟁, 보호무역 조치 확산, 국가안보의 무차별적 사용, 브렉시트 등 ‘7대 통상 이슈’를 선정해 발표했다.

다층 무역체제의 예로 보고서는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타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발효,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타결 등을 들었다.

보고서는 “WTO를 통한 다자간 분쟁 해결절차가 약화된 상황에서 무역구제 조치가 남용되고 미국 등 국가안보를 근거로 한 자국경제 우선주의 경향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기술진보에 따른 무역 형태의 변화, 신흥 개도국 성장 등으로 새로운 통상규범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지역 무역협정과 복수국 간 분야별 협정이 난무하는 다층 무역체제는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더불어 다음 달 미국이 WTO 상소기구 신임 위원 임명을 거부할 경우 WTO의 국제분쟁 해결 기능이 약화되고, 이를 기점으로 세계무역 패러다임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장은 “우리 정부는 중견국 연대 및 신통상규범 수립 주도 등을 통해 한국의 통상 위상을 강화하고 핵심 신흥국과의 수준 높은 FTA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