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토론을 진행한 패널들은 한·일 관계의 개선을 위해 양국이 취해야 할 방향성에 대해 언급했다.
조용래 광주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은 종합토론에는 양기호 성공회대학교 일본학과 교수를 비롯해 조철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장,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연구실 이사,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 서울 주재 객원논설위원이 패널로 참가했다.
양 교수는 “최근 경색된 한·일 관계는 한국 사법부의 민사소송 판결을 존중하고, 한·일 양자 간 문제로 한정해 해법을 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일 간 주장은 아직 크게 엇갈리지만, 국제법정에 위탁하지 않겠다는 원칙에 합의할 수 있다면, 양국 간 정치적 타결을 위한 해법도출 더욱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을 위해 양국 간 고위급 회담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이낙연 총리는 아베 총리를 만나 현재 한일관계 악화 상황을 방치할 수 없으며, 대북정책에서 한일, 한미일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공유했다”며 “양국이 입장차가 있지만, 한일 양국 간 고위급 회담을 통해 구체적 해법을 도출하고 하루빨리 한일 양국정상 회담을 개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한국 산업은 일본에 대한 추격 및 추월을 통해 발전해왔다”며 “전자 조선 등에서는 한국이 일본을 크게 앞서고 있고, 특히 전자 부문에서 일본 기업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얘기하면 4차산업혁명 시대에 들어 일본보다는 빅데이터와 AI에 앞서가는 중국과 협력해야할게 더 많다”며 “제대로된 한일 협력이 되려면 과거보다 더 많은 대화를 하면서 한국과 일본이 협력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실질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전했다.
이 이사는 일본과의 경제협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의 무역 보복 두고 “일본에 의존하던 부품·장비소재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라며 “이를 반성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일간의 문제는 언젠가 터질 문제였다”며 “일본이 우리에 산업의존도가 높았다면 이런 결정을 했을까 반성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분 최적화 하겠다는 발상을 버리고, 전체 산업경쟁력을 강화해 앞으로 일본에 끌려 다니지 않는 협력 구조를 다져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마지막 패널로 나선 구로다 논설위원은 “중국의 군사적 팽창 속에서 (양국이 가진) 안보적인 가치는 여전히 높다”며 “한국은 일본에 경제적으로 좋은 손님이다. 지정학적으로 이사를 못 가는 사이이기에 서로 이용가치를 찾아서 교류 협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 생각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구로다 논설위원은 “양국 관계에서 정치와 경제 등을 분리해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이 새로운 한일 협력관계에 대한 정확한 사실과 정당한 평가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구로다 논설위원은 “일본 경제인과 정치인 사이에는 한국 발전에 대한 일본 기여를 부정하고, 감추는 한국 역사 인식에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사 교과서와 교육, 박물관 전시, 언론 보도 등 일본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이 부족하다. 과거 협력관계를 잘 인정 평가해야만 새로운 협력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배성은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