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공중훈련 방관할 수 없어… 머지않아 美 더 큰 위협 직면”

입력 2019-11-14 04:03

북한은 13일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미 연합 군사훈련 계획을 비난하며 미국을 향해 자신들이 ‘새로운 길’을 갈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국무위 대변인은 “거듭되는 우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남조선이 가장 예민한 시기에 적대적 군사연습을 강행하기로 한 결정은 우리 인민의 분노를 더욱 크게 증폭시키고 인내력을 더는 유지할 수 없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달 넷째 주에 진행될 한·미 연합 공중훈련을 문제삼고 있다. 지난 6일 권정근 외무성 순회대사가 “대화의 불씨에 찬물을 끼얹는 극히 도발적인 행위”라고 비난했었다. 이에 미 국방부는 “우리는 북한의 분노에 기반해 훈련을 시행하거나 규모를 조정하지 않는다”고 받아쳤다.

그러자 북한이 이번에 국무위 담화로 미국을 재차 비난한 것이다. 주로 외무성 당국자 담화로 나오던 대미 메시지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으로 국무위에서 나왔다.

국무위는 “조선반도(한반도) 정세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는 예민한 시기에 미국은 자중해 경솔한 행동을 삼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될 수도 있는 ‘새로운 길’이 미국의 앞날에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은 우리가 연말까지 정해준 시한부도 숙고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정세 흐름을 바꾸지 않는다면 미국은 머지않아 더 큰 위협에 직면하고 실책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